최규갑 KIT 기술원, 韓 독성학회 주관 독성전문가 인증 시험서 유일하게 합격

"독성 연구 쪽이 좀 특이하죠. 그런데 이 분야가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요. 좀 더 많이 공부해서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KIT(안전성평가연구소)의 최규갑 기술원이 기술원으로는 최초로 독성전문가 자격시험에 도전해 당당히 합격했다.

최규갑 기술원은 연구소가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베테랑'.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말한다. 연구소 덕분에 이런 기쁨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겸손이다. 최 기술원은 "시험을 보기로 결심한 계기는 다른 게 없었다.

자격증이 있으면 독성 실험을 의뢰하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독성 시험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는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욕심"이라며 "연구소를 다니면서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이번 시험 역시 업무를 하면서 익힌 부분이 상당 부분 도움이 됐다.

연구소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가 합격을 따낸 것은 한국독성학회에서 주관하는 독성전문가 인증 시험이다. 매년 1회 실시되는 독성전문가 인증시험은 이론과 실무 경력 등을 아우르는 '종합시험'으로, 일정 기준의 학력과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에 따른 독성시험과 독성자료해석, 독성연구기획, 독성원인분석 및 문제점 해결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이뿐만 아니라 최신 독성기술지식은 물론, 독성학 관련 강의, 위해성 평가 등 독성 전반에 관한 기술 능력 등 독성시험 전반에 걸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최 기술원이 화제가 된 이유는 기술원 최초로 시험에 응시해 유일한 합격자가 됐다는 사실 때문.

연구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연 역할에 머물러왔던 기술원들 사이에서는 그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을 만한 소식이다. 특히 지난 10월 시행된 시험의 유일한 합격자여서 기쁨이 배가됐다. 그는 "상당히 엄격한 기준의 시험이다.

일정 점수를 받지 못하면 합격자가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결과가 나와 상당히 기쁘다"고 말했다. 흔히 '바이오테크니션'으로 불리는 독성시험 기관의 기술원들은 실험장비를 조작하고 실험동물을 관리하면서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실무 담당자에 해당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기술원들의 시험 응시율이 연구원들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자격 요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험과 자격의 특성상 유관 학과를 나와 일정기간 실무경력을 가진 연구원이 대부분입니다.

자격도 까다로워요. 현 업무에 경력이 있어야 하고, 석사를 졸업하고 나서 8년 정도의 경력을 쌓아야 합니다. 박사 학위를 받고 나서는 3년 정도의 경력이 있어야 하죠. 기술원들에게는 상당히 까다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독성전문가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그는 경력을 쉼없이 쌓았다.

최 기술원은 지난 1986년 입사 이래 실험동물의 육종 및 개발에서부터 이를 이용한 시험법 개발과 조건 확립을 비롯해 발암성, 생식독성, 약효·안전성 약리시험 등 다양한 GLP 독성시험법을 개발 및 조건 확립에 기여해왔다.

연구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잡은 그의 바람은 '명칭'이다. 최 기술원은 "우리나라에 전문 분야가 꽤 많다. 전문 분야를 파고들어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명장이라는 칭호를 준다. 그런데 연구원들은 그런 부분이 없다"며 "연구 역시 전문 분야다.

예외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명칭의 변화에서 종사자들의 사기가 진작되고, 의욕도 고취시킬 수 있다. 앞으로 올 수 있는 변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최 기술원의 독성전문가 자격 획득으로 KIT는 총 11명(국내 8명, 국외 3명)의 독성전문가를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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