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 연구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매니저' 자처
연구 단계별 전문컨설팅과 기술이전 전략 제공해 高성과 창출 지원

# 1. 이영무 한양대 교수는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이산화탄소 저감 및 처리기술 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얼마전 ‘신규 미세다공성 내열성 고분자분리막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단지 기술 개발 차원에서 끝내야 하는가라는 안타까움을 맛봐야 했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비해 500배 정도 향상된 처리 유량을 가진 이산화탄소 분리막 시스템으로서 기술완성 단계에 진입하였으나, 적용 분야와 상용화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 방안이 없어 논문을 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센터장 최건모·이하 프론티어센터)가 소매를 걷어부치고 나섰다. 기술개발동향과 특허맵 작성 등을 통해 이 교수의 연구결과와 관련해 8개 응용사업 분야를 찾고, 3개의 유망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발굴해 낸 것이다. 이 교수는 그 중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 제조회사인 미국 에어프로덕트(Air Product)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150만달러의 선급 기술료와 매출액 3%(연간 300억원 규모)의 경상기술료를 받는 조건이었다.

# 2. 글로벌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된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의 김성훈 단장은 사업 착수시점부터 프론티어센터의 기술 분석 지원을 받았다. 프론티어센터는 국내외 동일분야의 논문과 특허분석을 통해 원천특허 정보를 제공했고, 향후 강한 특허를 위한 공백기술 정보도 전달했다. 연구단은 제공된 정보에 높은 만족도를 표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내용을 재설정했고, 개별 연구과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따라 프론티어센터는 향후 연구과제 단위의 3P(Patent·Paper·Product) 분석과 특허전략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과학기술계에 국가R&D 성과활용과 확산에 대한 전략적 움직임이 눈에 띈다. 기초연구 분야에서도 결과물이 논문에만 그치지 않고 기술 마케팅 상용화에 성공하고 있고, 개발된 기술들이 기존 분야 외에 타 분야에서 제3의 기업으로 추가 기술이전에 성공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 신규 중장기 대형연구개발과제들은 사업 착수 시점부터 높은 성과 창출을 위한 계획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구자들도 국가R&D의 주요 이슈 중의 하나인 기술이전 사업화의 중요성을 실감, 과거와 달리 연구 목표와 방향 설정, 전략 수립 등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연구 성과 활용·확산 전문 지원기관으로 설립된 프론티어센터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많은 연구자들이 종료 사업단의 성과분석과 지원을 프론티어센터의 주요 업무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센터의 더 큰 과제는 우리나라 중장기 대형R&D의 맞춤형 高성과 창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때문에 프론티어센터는 연구 시작부터 기술이전까지 전 단계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며 연구자들이 성과를 효과적으로 창출하고 확산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프론티어센터는 연구 시작 시기에는 논문·특허 보유 현황 파악 등 사전 진단을 통해 목표 기술을 분석해주고, 연구 성과 도출 시기에는 관련 시장을 분석하고 특허 권리화 전략을 수립해준다. 또한 연구 종료 시기에는 기술이전과 사업화 전략을 수립해 해당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기술마케팅까지 실시한다. 이러한 프론티어센터의 연구성과 확산 전문컨설팅 사업이 널리 알려지면서 연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대균 경희대학교 교수는 LTA(리포테이코익산 유래 당지질 및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의 기작 규명과 유전체 활용 연구를 통해 기존 유산군 시장을 대체하는 제품에 적용하였으나 분야 확대에 대한 마케팅 실행이 힘들어 2010년부터 센터 측에 컨설팅을 받았다. 센터 측은 기술가치 평가와 제품분석, 국내외 시장현황 분석을 통해 식품은 물론 화장품과 면역조절제, 항염제제 등의 응용 분야를 발굴했으며, 추가 특허출원을 통해 권리를 강화했다.

현재는 S사와 공동연구 계약 체결이 예정돼 있다. 김경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역시 3차원 지형정보를 이용해 하천 유량 분석, 하천 수위계산, 수질해석, 홍수예측 등을 할 수 있는 '수자원지리정보시스템(HyGIS)'을 개발했으나 마케팅 단계에서 막혀 센터를 찾은 경우다. 센터는 동남아 등 관련 국가 진출 전략을 짜고, KOTRA의 현지 주재원을 활용해 시장 특성과 주요경쟁자 진출현황 조사를 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원했고, 이후 김 박사는 지오매니아(대표 이도훈)와 5억9100만원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생체기능조절사업단에서 '단백질 타겟 허혈성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을 진행한 김은희 충남대학교 교수는 센터가 지원한 전문컨설팅에 대해서 "기술이전과 관련한 전 단계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유용한 도움을 받고 있다"고 극찬했다. 김 교수는 "컨설팅을 통해 고급 유료정보를 포함해 제품의 시장 조사, 기술 동향을 아주 완벽하게 조사해 문헌정보를 제공받았다"며 "제품을 살 회사를 발굴하기 위해 100개도 넘는 관련 분야 회사를 전부 조사한 후 관심이 있거나 판매 성공률이 높은 회사들로만 명단을 작성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 기술거래 마켓에 참가할 때는 사전에 일정 조정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빼앗겼는데 센터 컨설팅을 통해 하루에 열 곳씩 이틀 간 20개 회사를 만날 수 있도록 약속을 잡아놓고, 홍보자료까지 만들어서 배치해 준다"며 "기술 이전 시 필요한 행정적 절차나 법률적 자문도 제공하고 있어 거기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도 덜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기술성과를 안 낸 게 아니라 못한 것도 있었다"면서 "컨설팅을 받으며 연구에 전념할 시간은 늘어나고 기술이전과 관련한 성과는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현재 프론티어센터는 연구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매니저(Business manager)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특허권의 체계적 관리에 대한 흐름에 발맞춰 맞춤컨설팅 지원 및 지재권 강화 사업을 R&D 초기단계부터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건모 센터장은 “프론티어사업단 종료 후에도 이전된 기술과 이전 유망기술에 대한 관리 및 마케팅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글로벌 프론티어연구단의 개별과제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 3P분석 지원 등에 대한 센터 컨설팅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장(좌)과 이영무 한양대 교수 연구팀(우).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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