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단체 17개 모여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 출범
"科技, 사회 이슈 균형있게 참여해 국가 제대로 운영케 해야"

"300여명의 국회의원 중 이공계 출신은 9.7%에 불과하고 이마저 의학과 약학, 보건의료인이 대부분이다. 과학기술인 출신이 적어도 50%는 돼야한다. 이런 부분을 계속적으로 논의하고 요구할 것이다." 과학기술은 단순히 한나라의 경제 발전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정치와 경제, 외교, 사회, 문화 등 국정 전반의 경쟁력이 과학기술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현실을 발판으로 과기계가 앞으로 국정운영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이하 대과연)'이 13일 출범하는 직접적인 배경이다. 이상목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국정을 운영하는데 정치와 사회 등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과학기술은 없다"며 "과기에 대한 입장을 아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빠져있다.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국정운영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대과연'을 출범시켜 서포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과연은 과학기술 단체 17개가 모인 연합단체다. 곧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과학기술이 국정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 과학기술인 선언문을 채택하는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대과연은 우선 전체 국회의원 비율 중 이공계 출신을 현재보다 늘려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 사무총장은 "과학기술자와 기능인 등 국내 인구의 50% 가량이 과학기술자"라며 "지식재산관련 기본법이라던지 농수산 관련 법 등 과학기술이 상당수 사회에 녹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은 9.7%뿐"이라며 "(사회전반 과학기술인 수만큼)국회도 비례해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에는 최근 일어난 사회적 이슈(구제역, 인플루엔자, 지진)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재해 모두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 가능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 많은 것들이다. 그는 "국가적으로 문제가 됐던 구제역을 보자. 기술의 백그라운드가 없으면 엉뚱한 법이 만들어지거나 행정절차가 치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국정운영에 과기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승구 한국엔지니어 클럽 부원장도 "이공계가 우리나라 발전의 중심에 있었으나 워낙 과학자들이 현장에만 있다보니 존경을 받거나 주목받지 못했다"며 "미래 발전을 위해서라도 국회의원 중 일정 지분을 이공계로 할당해 줄 것을 여야에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과거에도 과기인들이 목소리를 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17선 총선 때는 각 당에 과학기술인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쓴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그때는 말로만 의견을 전달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과기인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아 연합이 구성됐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과학이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데까지 캠페인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과기부처가 없어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과학기술인들의 자성이 컸다"라면서 "과학기술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균형있게 과학기술이 참여해 의견을 모으도록 과기인 출신을 서포트하겠다"고 말했다.

대과연은 1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출범식에 각 당 대표를 초청할 계획이다. 대과연의 참여단체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박상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정길생) ▲한국공학한림원(원장 정준양) ▲한국엔지니어클럽(원장 이부섭) ▲한국기술사회(회장 한영성) ▲대한변리사회(회장 이상희) ▲대한민국의학한림원(회장 조승열)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최순자) ▲한국과학문화교육단체연합회(회장 진정일)▲과우회(회장 박승덕) ▲바른과학기술실현을위한 국민연합(회장 민경찬)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회장 민병주) ▲대한민국명장회(회장 김영모)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회장 정정훈) ▲대덕클럽(회장 최영명) ▲한국공학기술단체연합회(회장 이태식) ▲벤처기업협회(회장 황철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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