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0개 출연연 국과위 산하 이관' 정부 발표에 '27개 전부' 주장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은 12일 27개 출연연 가운데 20개 출연연을 국과위 산하로 이관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이는 과학기술출연연발전민간위원회(위원장 윤종용)안에 따른 것"이라며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출연연 노조는 이같은 정부측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산하 22개 출연기관(20개 지부) 노조는 이날 오전 대덕특구 기자실에서 출연연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관계부처 장관 결정에 대한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고 27개 출연연 모두가 국가위로 이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해양과학기술원 설립 추진 중단 및 안전성평가연구소의 민영화 철회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에앞서 정부는 지난 9일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갖고 20개 정부출연연구소가 국과위 산하로 이관, 가칭 '국가연구개발원'으로 통합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앞서 과학기술출연연발전민간위원회(민관위)가 내놓은 출연연의 발전적 개편안에 따른 것이다. 김도연 위원장은 "민간위 안은 아주 오랫동안 민간위에서 연구소 성격을 분석해 가장 효율적이라고 내린 결론"이라며 "굉장히 많은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 이 안을 만든 것으로 민간위 안을 중시하고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민간위안은 정부가 직접 참여하거나 정부의 입장이 반영한 것이 아니며, 과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출해낸 것이어서 공개 당시만 해도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현장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어 세부적으로 좀만 더 다듬으면 좋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민간위가 내놓은 과학기술행정체계 상위 지배구조 개편방안은 '국가연구개발위원회(가칭)'의 신설안과 현행 국과위의 강화안 등이다. 특히 국가연구개발위원회 신설안은 현행 국과위를 개편해 예산배분과 조정권, 평가권을 갖는 행정위원회 형태의 국가연구개발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으로 기초지원연구원과 KISTI, 생산기술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을 남기고 20개 출연연을 단일법인화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 관련기사 보기 )

▲국가연구개발위원회 신설안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강화안. ⓒ2011 HelloDD.com
김 위원장에 따르면 민간위안을 중심으로 출연연을 국과위 산하로 이관할 예정이나 20개 출연연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확한 것은 14일 발표된다. 20개 출연연이 단일법인이 될 경우 기존의 출연연 원장과 연구·행정직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그는 "단일법인화는 빅뱅식 통폐합이 아니다"라며 "연구소간의 장벽을 허문다는 것으로 서로 협력하며 연구할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14일 공식 발표될 예정으로 출연연의 의견 수렴과 반영 등을 할 수 없다. 국회통과도 돼야하고 할 일이 많다. 출연연과 소통해 잘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위에 발표한 국가연구개발원 조직도. ⓒ2011 HelloDD.com

노조는 이같은 국과위 방침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부 출연연을 부처 산하에 두려는 것은 퇴행적 정책"이라며 "부처 이기주의에 눈이 멀어 한 두개 출연연을 산하에 묶어 두려는 것은 결과적으로 출연연과 과학기술 전체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또 노조는 "출연연의 지배구조 일원화가 이뤄지지 않고 일부 출연연을 부처 산하로 두게 되는 경우 국과위가 과학기술 콘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고, 부처 이관 출연연은 국가적 역할 보다는 부처 이해와 요구에 따른 제한된 역할만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연연의 단일법인화와 관련, 노조는 "정부가 국가 과학기술의 올바른 발전을 위한 연구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무시한 채 출연연 개편을 추진한다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고 차라리 다음 입법부와 행정부에 책임을 넘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노조는 정부측이 일방적으로 관련 법률 제·개정 추진을 강행할 경우 국회 법안 투쟁과 함께 연구현장의 의지를 모으는 투쟁을 결사적으로 전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노조 성명은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22개 출연기관(20개 지부)이 함께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노조는 IT전담부처 출범 등을 이유로 이번 성명 발표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국가수리과학연구소·한국철도기술연구원·국가보안연구소 등은 현재 노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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