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 15일 세계 최고수준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개발 성공 발표
다양한 표적에 대해 직격 수준의 정밀 유도조종 구현
신속한 작전배치 능력과 높은 상호운용성으로 통합방공능력 보장

적기가 대한민국 영공으로 접근해오자 곧바로 '천궁'이 눈을 떴다. 다기능 레이더는 표적을 탐지하자마자 정밀 추적을 시작한다. 곧이어 통제소에서 미사일 발사 명령이 떨어진다. 천궁이 적기를 향해 솟아오른다. 발사된 미사일은 레이더가 준 정보를 바탕으로 요격지점을 향해 돌진해 날아간다. 탐색기가 작동하면서 적기를 포착, 추적하기 시작한다. 적기에 근접한 천궁의 미사일이 표적기를 명중한다.

▲천궁이 발사되는 모습. ⓒ2011 HelloDD.com

적의 전투기를 중거리에서 요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도 무기인 '천궁'이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됐다. ADD(국방과학연구소·소장 백홍열)는 15일 천궁의 개발완료 보고회를 갖고, 현재 공군의 주력 방공유도무기인 호크(HAWK) 미사일을 대체할 최신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로 '천궁'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5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천궁의 기본형은 중고도(10~15㎞)를 비행하는 적의 항공기를 요격하는 지대공유도무기(지상, 함상에서 공중의 목표를 향해 발사하는 미사일)다. 내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독자기술로 개량해 15㎞ 이상 고도를 비행하는 탄도탄을 요격하는 데도 이용될 예정이다.

천궁은 기존의 공군 주력 방공유도무기인 호크와 비교할 때 대전자전 능력이 뛰어나고 높은 명중률을 자랑한다. 하나의 레이더로 여러 표적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작전 준비 시간이 짧고, 적은 인원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호크의 경우 미국의 개발 이후 두 차례 성능을 개량했지만, 날로 증가하는 방공 위협에 대처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천궁의 개발은 예산이나 기간이 만만치 않은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기존의 대공무기 개발 성공에 힘입어 다시금 계획됐다.

▲적기를 명중하는 천궁. ⓒ2011 HelloDD.com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는 여러 요소 기술이 잘 어우러져야 하는 첨단 기술의 복합체다. 향후 국내에서 주력 방공임무를 맡게 될 천궁은 지역별 방공작전을 통제할 작전통제소와 포대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포대는 다기능 레이더와 교전통제소, 발사대와 유도탄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교전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천궁의 다기능 레이더는 종전의 포대가 탐지레이더, 추적레이더, 적아식별레이더 그리고 명령송수신장치 등 다양한 장비로 운용되던 것을 단일 레이더로 통합함으로써 포대장비 구성이 단순하고 작전배치나 운용의 편이성이 매우 향상됐다. 또한 세계 최초로 적용된 안테나 회전·정지모드 복합 운용방식으로 360도 전방향의 위협에 대해 대처가 가능하며, 적의 집중 위협이 있을 때는 특정 방향에 온 능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 어떤 상황이든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레이더는 좁고 정밀한 고출력의 레이더빔과 다양한 파형(waveform), 주파수 민첩성(Frequency Agility)을 갖고 있어 원천적으로 강한 대전자방해능력(ECCM)을 갖는다. 탑재 소프트웨어를 모두 국산화하거나 국내개발하여 향후 성능개량에 적용이 가능하므로, 탄도탄 요격체계 개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다기능 레이더의 주요 기술도 확보해 놓고 있다. 고속, 고기동 능력을 가지고 있어 회피기동하는 표적도 뛰어난 기동력을 발휘, 요격이 가능하다. 유도탄은 신속히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중기유도단계까지는 에너지절감 비행궤적을 채택하여 최대사거리에서도 급기동에 필요한 종말 속도를 보장한다.

마이크로 측추력모터는 초기 방향전환은 물론 종말표적 조우 시에 신속한 기동능력을 제공한다. 또 탐색기가 표적에 근접해 동작하기 때문에 상대 표적이 유도탄을 조기에 인식하지 못하게 되므로, 상대로 하여금 쉽게 대응하지 못하게 한다. 표적지향성 탄두는 파편과 폭풍(Blast)을 표적에 집중시켜 높은 살상능력을 가지며, 탄두 소형화를 가능케 하여 유도탄의 경량화에 기여했다.

▲발사대 구조가 간편하게 경량화됐다. ⓒ2011 HelloDD.com

발사대 구조는 간편하고 경량화 됐다. 수직사출발사방식을 채택, 유도탄이 발사대 내에서 점화되지 않고 사출 후 공중점화 돼 발사대의 화염처리가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수직발사 방식은 표적방향으로 발사대 회전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전방향 공격에 대한 신속한 대처도 가능하다. 작전통제소와 교전통제소는 향후 통합방공능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용 고속 데이터링크를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운용자에게 다양한 전장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으며, 현대화된 정보의 전시와 쾌적한 운용환경을 제공하여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이희철 전술유도무기체계개발단장은 "수직발사로 모든 방향으로 대응이 가능하고 고기동 기술을 갖춰 짧은 시간 안에 공격할 수 있다"면서 "엄격한 조건에서 계절별로 거친 시험평가에서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며 표적을 직격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궁 개발 성공은 방공유도무기 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의 기술과 개발능력을 가진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방공 전력의 대폭 향상은 물론 우리도 향후 탄도탄 요격무기 개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ADD는 2006년 사업에 착수한 이래 5년3개월 만에 이번 미사일 체계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에는 LIG넥스원과 삼성탈레스, 두산DST, 한화, 기아자동차 등 국내 15개 방산업체가 참여했다. ADD에 따르면 공군이 기존 운용할 호크를 천궁으로 대체하게 되면 고가의 방공유도무기의 수입대체효과를 포함해 투자비 대비 약 4.5배인 3조7465억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8630명의 고용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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