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네이처 머티리얼즈' 표지 논문 선정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잔주름이 커지면서 깊은 주름으로 발전하는 과정 및 원인이 규명됐다. 이로서 표면주름 제어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김필남 KAIST 연구교수팀이 얇은 박막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잔주름이 깊은 골짜기 형태의 접힌 구조물로 변형해가는 일련의 과정을 밝히고, 이를 통해 자연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복합 구조물을 모방해내는 기반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의 대표적인 자매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12월호(12월 1일자)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표면 주름은 여러 개로 적층된 구조에서 그 중 어느 한 층이 극도로 빠른 팽창(또는 수축)이 일어날 때 그 불안정성으로 나타나는 구조이다. 이러한 불안정성을 갖는 적층구조는 동·식물의 표피(피부)와 같은 생물의 조직뿐만 아니라,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구겨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또는 소자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특히 생체조직에서는 주름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겪는데, 지금까지 이러한 이차원적인 표면에서 잔주름의 성장이 만들어내는 삼차원적인 구조 변형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김 박사팀은 주름(wrinkle)이 곡률이 극심한 접힘(fold)이라는 구조로 변형돼가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또 연구팀은 실시간 분석을 통해 잔주름 구조물이 일련의 자기조직화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그물망 형태의 접힘 구조물로 변형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흥미롭게도 연구팀은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구조는 건조한 땅이 갈라지면서 만들어내는 균열구조와 매우 흡사하고, 나뭇잎에서 볼 수 있는 맥관구조 뿐만 아니라, 인체에서 볼 수 있는 혈관 네트워크와도 매우 흡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무생물뿐만 아니라 생물계에서 보여주는 다양하지만 일관된 구조(그물망 구조 등)의 발생 원리를 기계적·물리학적 입장에서 재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모든 발생과정을 볼 수 없는 생물계에서의 구조화, 패턴화를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김필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연구돼 왔던 '주름 또는 접힘'이라는 생물학적, 자연발생적 구조물을 이해하고 직접 제어·조절해 '자연을 닮은 구조물'을 보다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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