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규 고려대 교수팀, "DNA 손상없이 옮기는 데 활용"

빛을 이용해 나노-바이오 물질을 자유자재로 집어서 원하는 곳으로 옮길 수 있는 나노 광(光) 집게가 개발됐다. 이를 이용하면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단위 크기의 작은 입자를 손상없이 옮길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직무대생 김병국)은 박홍규 고려대학교 교수, 강주형 박사와 서민교 KAIST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500㎚ 크기의 금속 안테나를 사용, 모든 종류의 나노·바이오 물질을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빛 집게를 만들었다고 21일 밝혔다.

나노물질은 크기가 너무 작아 자유자재로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물질이 빛의 세기가 큰 쪽으로 힘을 받는 성질을 이용, 보통 레이저 빛으로 입자를 잡아 제어하는 기술(광포획)을 사용한다. 레이저 초점 쪽으로 나노 입자들이 모여 붙으면 이를 옮기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 방식대로 하게 되면 강한 빛 때문에 나노물질이 망가질 수 있고, 빛의 파장 이하로는 초점을 정밀하게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빛 집게 역할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표면 플라즈몬'을 이용한 나노 안테나, 일명 빛 집게다.

이 나노안테나는 금속 나노구조의 가장자리에 빛을 강하게 집속할 수 있는데, 이 특성을 이용하면 굴절률이 높은 나노물질은 금속 나노구조의 가장자리로, 굴절률이 낮은 나노물질은 금속 나노구조의 중앙으로 포획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나노 광집게를 이용하면 약한 세기(수 백 분의 일 수준)의 레이저 빛으로도 작동할 수 있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나노-바이오 물질도 자유롭게 효과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특히 새로운 나노 광집게를 이용하면 유체 내에서 떠돌아다니는 DNA와 같은 나노-바이오 물질을 전혀 손상 없이, 원하는 곳으로 옮기는 등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박홍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나노 광집게로 기존에 실험실 수준에서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연구를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칩 위에서 간단히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나노-광-바이오산업의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3일자에 실렸다.

▲박홍규 교수(앞줄 가운데)와 고려대 극미세 나노선 광소자 연구단의 멤버들.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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