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엔지니어링, 일·미·유럽 등에서 기술력 인정
음주측정기 가스센서 측정기 초정밀 센서제품 잇따라 출시

"폭탄용 초정밀 배터리 기술 하나로 창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앞섰는지 매출이 없지 뭡니까. 어쩔 수 없이 주변 제품에 눈을 돌려야 했죠. 다행히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센서 관련 제품을 출시해 해외 수출도 하고 기술력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업인 배터리 기술 상용화를 위해 계속 노력중입니다."

세주엔지니어링(이원배 대표)은 14년 오로지 배터리 센서 기술에만 매달려온 기업이다. 외국 기업 3년 근무 후 30대에 창업했다지만 그 세월만큼 이원배 대표의 머리에는 어느새 백발이 내려 앉았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전쟁 후 불발탄으로 피해를 입는 민간인들을 보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몰두했다고 한다.

지금은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제품 양산과 기술 이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책상 위에 장난감 같은 것을 올려 놓는다. 폭탄(?)과 그 속에 장착된다는 아기 손톱보다 작은 배터리였다. "폭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배터리 기술입니다. 온도 요건이 맞지 않으면 불발탄이 되고 마는데 오랜 연구 끝에 이를 해결했습니다."

◆전쟁은 전쟁, 민간인 피해는 없어야죠

전쟁에서는 많은 나라가 집속탄을 사용한다. 집속탄은 폭탄안에 또 다른 폭탄이 들어있어 연속으로 터지면서 상대방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살상 효과가 뛰어나다. 인명 살상에 1차 목적이 있지만 상대 군대를 혼란에 빠뜨릴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집속탄은 땅속 깊이 파고들면서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지만 단점도 있다. 불발탄이 많다는 것이다.

땅 속 깊숙히 박히면서 온도가 떨어지면 폭탄의 배터리 앰플이 작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오랜 시간이 흘러 폭탄이 지표면으로 노출되면서 배터리가 작동해 터지곤 하는데 이로 인한 민간인의 피해가 적지 않다. 심지어 전쟁이 끝난 뒤 수십년 지난 뒤에도 종종 폭발이 일어나기도 한다. 실제 벨기에 비정부기구(NGO) 핸디캡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라크와 레바논을 비롯한 2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간 불발 집속탄이 터지면서 죽거나 다친 약 1만1000명 가운데 성별과 연령 등이 확인된 6300명 중 민간인이 98%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집속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전에 사용된 집속탄의 경우 불발율이 30~40% 수준이었다. 미국이 이라크전에 사용한 폭탄이 20% 정도라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불발율 1%가 될 때부터 사용하도록 지시하면서 미국에서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렇지만 아직 해결이 안되고 있어 여전히 불발탄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주에서는 이를 해결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세주에서 개발한 신관은 앰플에 금도금을 해 40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고 앰플 누수시 자동으로 녹아 불발탄으로 인한 피해를 원천적으로 해결했다"고 제품을 설명했다. 세주엔지니어링에서는 이미 신관에 대한 연구개발과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다. 가속시험을 통해 테스트도 완료하고 국내외 수요처를 발굴하는 중이다. 얼마 전 국내 대기업과 거래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으나 알수 없는 이유로 무산됐단다.

이 대표는 "수요처를 찾고 있으나 중소기업 제품으로 기술력에서 인정을 하지 않는다. 14년간 한 길을 파 왔으니 이제는 성과를 기대해도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미국의 기업과 거래를 진행 중이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세주엔지니어링이 개발한 배터리 핵심기술.   ⓒ2011 HelloDD.com

◆음주측정센서와 가스측정센서로 국내외서 기술 인정

세주엔지니어링의 센서 기술은 이미 국내외에서 잘 알려져 있다. 배터리 기반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음주측정기와 초정밀 가스측정기가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반도체 초미세 기계가공기술인 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기술을 이용, 초소형 일체화로 성능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MEMS기술을 이용한 LNG, LPG용 복합가스센서 기술은 기존 기술을 업그레이드 한 것으로 2007년 제3회 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 복합가스센서는 반도체식 가스센서와 접촉연소식 가스센서를 MEMS기술을 이용하여 복합적으로 구성해 기존 센서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단점은 보완하여 보다 정확하고 높은 신뢰성을 갖췄다. 특히 수명이 길고 감지도가 우수한 반도체식 가스센서는 상시 가동하고 반도체식 가스센서의 출력이 일정 값 이상으로 커지면 접촉연소식 가스센서가 가동되는 구조로 기존 센서가 가지고 있던 단점들을 보완하여 정확성과 내구성을 확보하고 우수한 가격경쟁력까지 보유한 것이 큰 장점이다.

이 대표는 "수입 없이 한 분야를 연구하다보니 회사 운영이 어려웠다. 그래서 먹고살기 위해 기반 기술을 이용해 음주 측정기와 가스측정기를 개발했다"면서 "하지만 잠시 외도한 연구개발 덕분에 일본을 비롯해 유럽, 러시아 등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연구는 아직 진행형이다. 기존 배터리 기술을 무기체계에서 비무기체계 배터리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사람이 머물지 않는 등대 등에 적용할 방법을 구상 중이다. 앞으로 또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지만 이 배터리 기술을 꼭 필요한 곳에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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