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찬호 KAIST 교수팀, 차세대 메모리 개발 가능성 열어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전기적 성질(강유전성)과 자기적 성질(자성)을 동시에 갖는 새로운 물질인 '다강체'의 물성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양찬호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 교수가 주도하고 박재훈, 정윤희 포스텍(총장 백성기) 교수 및 김기훈 서울대학교 교수 등이 참여해 성과를 이뤄냈다. 양 교수팀은 다강체(비스무스 철산화물)를 단결정 박막으로 만들 때 발생하는 압축 변형의 결과로, 강유전 상전이와 자성 상전이가 같은 온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새로운 물질의 상태를 발견했다. 강유전체는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D램)할 수 있으면서 작동 속도가 빠르며(S램), 전원 없이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플래시 메모리) 장점만을 고루 갖춘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F램)의 핵심 물질이다. 자성체는 자기를 이용해 정보를 기억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억소자(M램)의 필수적 요소다.

이 두 이질적인 현상이 하나의 물질에서 동시에 발생하면서 각각의 상전이 온도가 일치한다는 것은 진성(proper) 강유전체에서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현존하는 저장장치(RAM)의 장점만을 취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것이다. 양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현재 응집물질물리 및 재료과학 분야의 한 화두인 다강체 연구에서 선도적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직무대행 김병국)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지난 11월 29일자로 게재됐다.

◆용어설명
▲강유전(Ferroelectricity) : 전기장을 가하지 않아도 자연 상태에서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분리되는 성질.
▲상전이(Phase transition) 온도 : 물질이 갖는 물성의 상태인 상(像, phase)이 특정 온도에서 바뀌기도 하는데, 그 온도를 지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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