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석의 로켓과 우주개발]

몇 달 전에 중국은 세계에서 3번째로 우주에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우주선 도킹에 성공했다. 곧 세계에서 3번째로 우주정거장을 건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며칠 전에 중국은 내년에 20여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것이 외국 인공위성의 발사서비스를 포함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의 우주센터에서 20번의 인공위성발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은 확실하다.

만일 중국산 인공위성을 10개 발사 하고 외국 인공위성을 10회 정도 발사한다면 여기에 필요한 중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2조 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반하여 우리나라의 내년 우주예산은 1600억 원 정도다. 중국과 우리의 우주개발 예산은 20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일본과 우리의 우주개발예산도 20배 정도는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예산은 2008년의 3000억 원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어 3년 만에 반 토막이 됐다. 주변국들이 항공우주개발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상황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축소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이렇게 항공우주 예산이 계속 줄어들어 관련 산업체가 도산을 한다든지 그 분야의 전문 인력이 축소된다면 이는 더 큰 문제이다.

왜냐하면 국가에서 다시 그 분야가 필요할 때 관련기술과 인력을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우주왕복선을 개발할 때 엔진제작업체로 로크월(Rockwell)이라는 미국의 로켓엔진 전문 업체를 선정했다. 당시 제안서는 프랫&휘트니(Pratt & Whitney) 회사가 더 좋았으나 결국 많은 경험과 다양한 로켓엔진기술을 갖고 있었던 로크윌사에 우주왕복선 엔진의 제작을 맡겼던 것이다.

국방 기술이나 우주개발기술처럼 국가의 미래전략산업의 경우 관련 기술과 인력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우리의 전통과학기술 중 고려청자기술은 당대에 세계 최고의 기술이었지만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음으로써 그 이후 그 기술은 이 땅에서 자취를 감췄다.

우리가 계속해서 이 땅에서 로켓을 만들고 인공위성을 만들어 우주개발을 계속하려면 우주항공 산업체들이 관련 기술과 인력을 계속 유지시키기 위한 전략도 함께 세워야한다. 우리가 아리랑위성을 처음 미국의 TRW사와 개발할 때 인공위성 제작 관련 산업체를 참여시켜 위성기술을 배웠고 그 이후 이 기술을 이용해 아리랑 2, 3, 3A, 5호를 개발하며 관련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왔다. 아리랑 3, 3A, 5호를 모두 내년 중에 발사 하고나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국내에서 위성 제작관련 일들이 없어지게 된다. 위성제작산업체들의 할일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아리랑위성을 비롯한 후속 개발 계획은 감감 무소식이다. 항공우주 산업체에서 위성관련기술과 인력을 어떻게 유지하게 할지 연구원으로서는 갑갑하기만 할 뿐이다.

IMF경제위기 이후 수많은 제조 산업체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떠났고 국내의 많은 일자리도 함께 사라졌지만 새로운 일자리는 그만큼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가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항공우주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시스템산업이어서 일자리 창출효과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향후 20년간 민간항공기 분야에서 약 3000조원의 시장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항공기는 자동차의 100배인 약 300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1차 하도급업체가 1200개, 종업원수가 2만 명에 달하는 등 넓은 저변산업을 수반하기 때문에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일본이 꼭 발전 시켜야할 분야로 꼽고 있다.

세계적인 항공우주산업체인 보잉사는 종업원이 16만 명이다. 국내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직원 수가 8만4000명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항공우주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직원 수는 모두 3000명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국내의 항공우주산업관련 고용 인력은 1만 명 수준이다. 몇 년 전 정부에서는 2020년까지 매출 200억 달러를 달성하며 항공부문 일자리 7만개를 만드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여기에 우주산업까지 활성화시킨다면 1만 명 이상의 일자리는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압둘 칼람 전 인도대통령은 한국은 정부의 투자만 확대된다면 항공우주강국이 될 조건을 충분이 갖췄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국가가 결단을 내려야지요. 한국은 결심만하면 항공우주강국이 될 환경을 두루 갖췄습니다." 국가 미래를 위해 항공우주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를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점이다.
 

▲채연석 박사  ⓒ2011 HelloDD.com
채연석 박사는 2005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수장을 지낸 바 있으며, 현재에는 연구원에서 전문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로켓 박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2005년 KSR-Ⅲ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우주소년단 부총재로 우리나라의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우주시대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채 박사는 '채연석의 로켓과 우주개발'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우주시대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글로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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