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45년만에 최초 연구원 출신 연구원장 탄생
고덕구 K-WATER 연구원장 "물산업 해외 진출 전력투구"

K-WATER(한국수자원공사)가 공사 내 유일한 연구기관에 특명을 내렸다. 독립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K-WATER 연구원(원장 고덕구)이 1967년 공사 창립과 함께 시험연구소로 출범해 45년만에 독립채산제 추진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그 시작의 물꼬는 고덕구 원장 취임이다. 연구원 출신이 연구원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건호 K-WATER 사장은 고덕구 연구원장을 임명하면서 "연구원을 이제 연구자 주인에게 돌려주려고 한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연구원의 독립채산제 준비를 주문했다. 고 원장은 임명장을 받아들고 "이게 웬 떡이냐"하는 심정이었다.

본인이 연구원장으로 승진해서가 아니라 연구원의 특성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책임 경영'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고 원장은 서울대 농과대학 농공학과 출신으로 연구원에서 20년 남짓 물정보연구소장, 수자원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국가의 물 관리에 대한 연구에 뼈가 굵은 베테랑 연구원이다.

사실 고 원장이 처음 연구원을 입사했을 당시에는 연구자들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96년 30여명을 대폭 증원했고, 2004년 30~40여명의 연구원을 증원했다. 꾸준하게 새로운 연구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 왔고, 최근 들어서는 수자원 기술분야의 신기술 개발과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

이제는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 단계에 돌입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고 원장은 임명되자마자 독립을 위한 TF팀을 가동해 최근 3대 경영 키워드를 마련했다. 연구원의 개인역량강화와 체계강화, 융복합이다. 개인역량강화를 가장 먼저 내세운 이유는 수자원공사 연구원만의 고질적 문제를 탈피하기 위함이다.

기존 연구원장의 역할이 연구원 특성에 관한 배려와 고려가 부족했던 탓에 일반 연구원들이 거의 샐러리맨처럼 의식이 고착화돼 버렸다. 능동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연구특성과 반대로 수동적이고 관료적인 문화가 팽배한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조직체계 변화를 시도하고 연구과제중심의 팀체계를 확립하고 있으며, 중간관리자의 역할도 재정립해 나가고 있다. 고 원장은 "연구원 출신인 나를 연구원장으로 세운 것은 연구원 특성에 맞는 경영을 펼치라는 경영진의 뜻"이라며 "단순한 엔지니어링 업무를 지양하고 각자 분야에서 개인역량 강화를 추진해야 우리 연구원이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고 원장은 융복합을 강조했다. 현재 수자원공사 연구원은 수자원·기반시설·상하수도·녹색기술·정책경제연구소와 수질분석연구센터 등 5개 연구소 1개 센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70~80여명의 연구원들이 각자 다른 기능과 역할을 맡고 있지만, 앞으로는 조직의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협력과제 수행을 위해 융복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가령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조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팀원들이 함께 모여 복합적인 연구분야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개방형 연구과제 수행을 위해 외부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력 체계도 확립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녹조배양기술을 연구 중이다. 또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유량계 정확도 검증을 위한 업무 협력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도 협약을 맺고 위성사진 정보를 수자원 관리자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고 원장은 "아직은 개방형 연구체제가 수동적이지만, 앞으로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많은 연구기관들과 물에 대한 연구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 원장은 "수자원공사 내부의 협력체계 강화와 연구과제 평가 방식의 선진화가 시급하다"며 "실질적인 연구원 특성 강화 중심의 경영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WATER 연구원의 독립채산제 목표 시점은 내년까지 모델링을 추진하고 2015년에는 완전한 독립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고 원장은 "우리는 물산업의 육성과 해외 진출에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다"며 국가가 추구하는 녹색성장 차원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은 물이며, 물산업이 최고의 신성장동력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집무실에는 물과 관련된 연구자료가 '빼곡' 새로운 경영을 위해 공부는 필수!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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