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업탐방]소재 찾아 세계 곳곳으로…여권 입출국 스탬프 '빼곡'
김영갑 삼색OD 대표 "현장경험과 연구개발, 마케팅 접목"

'어떨결에 퇴직하고 나니 할 줄 아는 것도 가진 돈도 없었다. 고민끝에 학교시절부터 관심이 많았던 인테리어와 디자인사업을 시작하기로했다. 1억 빚을 얻어 살림집을 포함해 열평짜리(33.05㎡) 사무실을 냈다(방 한칸에서 가족이 살았으니 실제 사무 공간은 5평(16.52㎡)이 채 안됐다). 대기업 근무 경험은 잊었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가 주로 인테리어를 맡았던 곳은 학교 교실이나 사무실의 회의 공간. 일을 하다 우연히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는 대부분 보드나 칠판이 들어가게 마련인데 강화유리를 사용했다. 그러나 다들 반사되는 문제로 커튼을 치고 위치를 잡는라 힘들어했다. 또 수성펜을 사용했더라도 오래 사용하면 흠집이 나 다시 설치하느라 비용 부담도 컸다. 반사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면 될텐데... 잠자고 있던 그의 호기심이 발동하는 순간이다.' 김영갑 삼색OD 대표의 이야기다.

김 대표는 1999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2009년 공식 법인회사로 전환했다. 삼색OD는 무반사유리 전문기업이다. 그가 2009년 법인으로 전환한데는 이유가 있다. 개인사업자로 일을 하면서 무반사유리에 매달렸고 기술개발에 성공하면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으로 전환했다. 삼색OD가 주목받는 건 반사되지 않는 유리, 무반사 유리와 200인치 화면까지 가능한 적외선터치기술을 접목했다는 데 있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단번에 나온게 아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10여년 정도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나온 농축된 결과물이다. 충분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했기에 가능했다. 임진년을 맞아 김 대표는 업그레이 된 무반사유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특허는 이미 신청한 상태이며 국제 특허를 준비 중이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소재발굴을 위해 3년 동안 중국 등 희귀 소재가 나는 지역을 찾아 다녔다. 여권이 이제는 더 이상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임진년을 시작하면서 연구해오던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특허 출원을 신청해 놨다. 곧 국제 특허도 신청할 예정"이라며 무반사유리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소재 찾기 위해 여권 1년도 안돼 빈자리 없어
 

▲무반사유리를 만들기 위한 소재 발굴을 위해 중국 등 각국을 찾아 다니느라 여권이
금방 다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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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무실에서 프로젝터를 작동하기 전 준비하는 단계가 있다. 스크린 쪽의 불을 끄거나 커튼을 내려 더 어두운 환경을 만든다. 화면의 선명도를 위해서다. 영상수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영상이 잘보이도록 두꺼운 커튼을 치고 한 줄기 빛마저도 막기위해 애를 쓴다. 또 기존의 보드나 칠판 이외에 스크린을 따로 준비한다. 아크릴이나 강화유리로 설치한 보드로는 영상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표면이 매끈해 사물이 반사돼 보이고 빛의 각도에 따라서는 화면이 전혀 보이지 않기도 한다. 유리는 사물이 입사되며 반사 돼 보인다. 이는 표면이 투명하고 매끈하기 때문이다. 빛을 산란시키기 위해서는 유리 표면을 불투명하게 해야하는데 특수가공처리를 통해 가능하다. 욕실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불투명 유리는 표면을 거칠거칠하게 함으로써 빛을 분산시킨다.

유리 표면에 미세한 모래가루를 고압으로 쏴서 파내는 기술이다. 무반사 유리라고 할 수는 있지만 파인 홈이 깊어 이물질이 쉽게 끼고 디스플레이로 사용하거나 글씨를 쓰는 일은 더 어렵다. 이에 비해 삼색OD의 무반사 유리는 나노유리입자를 화학처리해 숙성을 시킨 후 유리에 뿌려 입자가 유리를 파고 들어가 동글동글한 표면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무반사이면서 글씨가 잘 써지고 잘 지워는 장점이 있다. 서로 상반된 기술이지만 양쪽을 모두 만족 시키는게 삼색OD의 핵심 기술력이다. 거래처의 요구에 따라 판서용, 영상용, 복합용 맞춤형 생산도 가능하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김 대표가 직접 시연에 나섰다. 형광등 불을 그대로 켠 상태에서 프로젝터를 켰다. 실제로 환한 불빛 아래에서도 화면의 글씨가 선명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칠판 프레임에 적외선 센서를 설치해 컴퓨터만 켜면 언제 어느때나 전자칠판이 되며 손과 펜 등 모든 터치로 글씨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반사 유리와 터치기술의 접목, 국내에서 가장 큰 화면

"무반사 유리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어떤 제품에 접목하는게 새로운 기술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김영갑 대표의 기술에 대한 소신은 분명했다. 기술 개발에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는 것. 그 자신이 이를 직접 실천하고 있다. 삼색OD는 무반사 칠판에 적외선식 터치기술을 접목했다. 평상시에는 칠판으로 사용되던 보드에 컴퓨터가 연결되면 프레임에 설치된 적외선 센서가 작동되며 곧장 손, 펜 등 어떤 도구를 사용하던 터치를 통한 판서가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200인치에 달하는 크기의 화면에서도 막힘없이 센서가 작동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처럼 대형화면은 삼색OD가 처음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처럼 기술을 접목해 제품화까지 이르렀지만 매출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마케팅 방향의 문제였다. "(처음에는)홍보를 할 줄 몰라 전시회에 나가 유리 기술만 가지고 설명을 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전자칠판으로 학교관련 전시회에 참석했는데 규모가 크지 않았어요. 제품 활용에 제한이 많았고요." 고민 끝에 김 대표는 한국 전자전에 제품을 가지고 나갔다. 바이어들로부터 반응이 왔다. 드디어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며 주문을 해 왔다. 법인으로 전환하고 마케팅이 매달린 1년 반만의 결과였다. 그리고 국내 유리칠판으로는 유일하게 조달청에 등록이 됐다.

▲학교 교실에 무반사유리를 이용한 칠판을 설치했다. 불을 켠 상태에서도 화면이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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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과 함께 날아 오를 비장의 기술, 특허 신청

기술이 인정받으면서 기술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해에는 유리에 지문이 남지 않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에는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에 지문이 남지 않게 하기 위해 필름을 사용해야 했다. 삼색OD에서는 무반사 기능은 그대로 하면서 지문이 남지 않는 무반사유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TV를 생산하는 국내 대기업과 적용점을 찾기위해 진행했으나 아직 자동화가 안된 상태에서 대기업의 기준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태양광집열판 등 활용도가 높아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흑룡의 해을 맞아 삼색OD에게 좋은일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말 업그레이된 무반사유리 기술로 특허를 신청했다. 이번에 개발된 무반사유리는 외견상으로도 기존 무반사유리보다 매끈하고 깔끔하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 기술의 강점은 프로젝터를 1m 이내 가까이에 설치해도 영상을 잡아준다. 발표자가 눈부심없이 이용할 수 있고 터치기술로 실시간 글씨를 쓰거나 도형을 그리며 부연 설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화면에 비춰지는 글씨가 선명해 실제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김 대표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이라 할 수 있는 무반사유리기술"이라면서 세계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중국, 베트남, 싱가폴, 미국 등 해외 바이어들에게 샘플을 보냈다. 싱가폴 바이어는 20일에 오기로 했고 3월안에 그들로부터 피드백이 온다"면서 "현재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 중인데 3월 이후 본격 진행될 것이다. 지켜봐 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불을 켠 상태에서도 프로젝터를 작동하니 영상이 선명하다. 김 대표가 적외선 터치을
이용 손, 펜을 이용해 글씨를 써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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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특허를 낸 무반사유리. 바로 앞에 프로젝터를 설치해도 영상이 선명하다.
삼색OD는 이 기술로 세계 시장 진출을 도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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