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및전자공학과 졸업 이슬기 박사, 유럽 IMEC-NL에 채용
24일 오후 2시 류근철 스포츠 컴플렉스서 '2012 KAIST 학위수여식' 개최

스물 다섯 나이에 최연소 박사 학위 타이틀을 거머쥔 것으로도 모자라, 유럽 최대 전자연구소에 채용된 KAIST 졸업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올해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를 졸업하는 이슬기 박사다.

연구하는 재미에 밤낮없이 실험실에서만 있었다는 이 박사는 오는 3월부터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위치한 바이오-메디컬 분야 유럽 최대 전자연구소 IMEC-NL(Interuniversity Microelectronics Center)에서 일하게 됐다.

나이가 어리다고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1987년생인 이 박사는 서울과학고등학교를 2년 만에 조기졸업하고 지난 2004년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3년 만에 학부 과정을 마치고 KAIST 대학원에 진학해 5년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부 3학년이던 2006년, '웨어러블 헬스케어'에 대한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2위에 입상했으며,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반도체시스템연구실에서 '웨어러블 헬스케어용 SoC (System on Chip) 및 관련 시스템'과 관련된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한 우물만 계속 파온 이 박사의 연구실적은 초인적이다. 세계 최고의 학술 대회인 국제고체회로소자회의를 포함, 미국과 일본, 유럽, 대만 등에서 열렸던 학회에서 총 11개의 논문을 발표하고 10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회로설계 분야에서 대학원 과정 동안 세계적 학회에서 논문을 1편 이상 발표하기가 극히 드문 점을 감안했을 때, 이 박사의 연구 실적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11편의 논문 중 3편이 우수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2011년에는 언제 어디서나 간단하게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착용형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개발, 국내외에서 커다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연구실적을 인정받은 이 박사는 최첨단 나노전자기술을 선도하는 유럽연합 중심 연구기관인 IMEC의 선택을 받게 됐다.

이 연구소에는 저전력 생체신호 검출 및 처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이 박사는 "학부 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던 분야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면서 연구했더니 뜻밖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제도가 더욱 활성화되면 훌륭한 연구 성과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뒤 한국으로 돌아와 후배를 양성하는 일에 힘쓰고 싶다"며 "남자가 80% 이상 차지하는 이공계에서 여성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의 멘토가 돼서 창조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오후 2시 류근철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KAIST 학위수여식에서는 이슬기 박사를 포함해 박사 442명과 석사 1102명, 학사 830명 등 총 2374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이날 서남표 총장은 제러드 리 코흔(Jared Leigh Cohon) 카네기 멜론대(CMU) 총장과 민계식 현대중공업 전 회장에게 각각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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