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2012 HelloDD.com
온몸이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회식을 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임원이 된 후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30분 정도 회사 앞에서 사우나를 한 후 회식을 했다. 짧지만 목욕을 한 후 사람들은 새로운 기분이 되었다. 그날 참으로 기분 좋게 회식을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나는 활기에 관심이 많다.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지혜만큼 체력과 활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란 책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간단히 소개한다. 여러분은 늘 최고의 컨디션으로 일을 하는가? 그렇게 하고는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가? 여러분의 성과를 방해하는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월드컵팀을 맡았던 히딩크는 한국축구 문제원인을 새롭게 보았다.
정신이 아닌 체력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비전이 없어서, 문화가 나빠서, 상사 때문에, 일하는 방법이 원시적이라 생산성이 낮은 면도 있지만 에너지관리를 잘못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우선 신체적 측면만 얘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식습관이 중요하다. 아침식사는 하는가? 무엇을 먹는가, 언제 어떻게 먹는가가 그 사람의 건강을 좌우한다. 굶다가 한꺼번에 실컷 먹는 게 최악이다. 스모선수들의 식습관이 그렇다.

그들의 몸무게는 270킬로그램쯤 나간다. 보통 오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하루 한두 번만 식사를 한다. 단 한 번 먹을 때 어마어마한 양을 먹는다. 지방축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먹은 뒤 바로 잠을 잔다. 직장인 중 스모선수 같은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제법 있다. 정말 위험하다. 최악이다.

가장 중요한 건 아침식사다. 에너지가 가장 필요한 순간 연료를 제대로 공급해야 한다. 이게 아침이다. 저녁에는 에너지가 별로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때 최고로 많은 음식을 술과 함께 먹는다. 그래서 살이 찐다.

둘째, 충분한 수면이다. 여러분은 평균 몇 시간쯤 잠을 자는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쥐를 대상으로 수면실험을 했다. 잠을 못 잔 쥐들은 폭식을 했고, 털이 빠졌고, 20일 정도 지나자 모두 죽었다. 인간은 19일간 잠을 자지 않고 버틴 기록이 있다. 물론 얻는 것은 망가진 몸뿐이다. 말이 어눌해지고, 시야가 흐려지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많은 직장인들이 잠이 부족하다. 근데 문제점을 느끼지 못한다. 괜찮다고 얘기한다. 사실이 아니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그러하듯 잠을 못 잔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그들 대부분은 완전히 깨어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모른다. 수면부족은 기억력, 집중력,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수면은 정신적인 재충전 시간일 뿐 아니라 또 하나의 학습기회이기도 하다. 잘 자기 위해서는 조금 일찍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낮잠의 습관도 필요하다. 낮잠은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획기적인 재충전 방법이다. 10분의 낮잠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셋째, 리듬감 있게 일해야 한다. 일할 때는 화끈하게 일하고, 쉴 때는 푹 쉴 수 있어야 한다. 일하는 만큼 휴식과 재충전이 중요하다. 잘 쉬고 재충전을 해야 일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재충전에는 수면, 명상, 텔레비전 시청 같은 수동적인 휴식과 운동이나 놀이 같은 적극적인 형태의 휴식이 있다.

두 가지 형태의 휴식을 번갈아 취할 때 효과가 가장 좋다. 90분 단위로 일하고 쉬기를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넷째, 의지력 대신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 중 95%가 요요현상을 겪는다. 새해 계획을 세운 사람 중 25%는 일주일 만에 포기한다. 기업 변화프로그램의 70%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

의지력을 너무 믿으면 안 된다.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변화에 성공하기 어렵다. 욕구를 통제하려는 모든 노력은 에너지를 끌어다 쓴다. 억지로 뭔가를 하면 에너지는 어느 순간 바닥을 드러낸다.

의지력보다는 습관의 힘이 세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은 모두 습관의 힘과 습관 형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의지력에 의지하지 말고 습관에 의지해야 한다. 금요일 오후 5시쯤 중요한 전략 회의를 하자는 상사를 본 적이 있다. 직원들의 에너지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에너지 레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무시간 대신 얼마나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느냐로 평가를 해야 한다.

성과를 위해서는 운동선수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들은 시합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단위로 집중적인 훈련과 충분한 휴식을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운동 전 가볍게 몸을 푸는 것처럼 월요일은 적당한 업무로 한 주 계획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표를 세우는 등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화, 수요일에는 최고의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복잡한 분석을 요하는 업무, 전략적 계획, 난이도가 높은 일을 하라. 목요일 오후부터 에너지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팀원들 간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협력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금요일로 접어들면 특히 오후가 되면 최저상태가 된다. 이때는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장기계획에 대해 구상하거나, 인간관계를 넓히는 등 자유롭고 개방적인 일을 하는 게 좋다.

에너지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자기의 에너지 수준이 어떠한지,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습관을 어떻게 바꿀지를 생각해야 한다. 리듬감도 살려야 한다. 에너지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바꿀 게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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