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업 탐방]신양에너지, 매출의 5% R&D 투입
생산직서 CEO된 박영진 대표 "올해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

'태양열 집열판 핵심기술 국산화에 성공, 국내에서 유일하게 태양열 집열판 분야 신제품 인증획득, 정부 조달업체에 등록된 태양열 집열판 전문기업. 녹색기업 인증 등.' 대덕특구 태양열 집열판 전문기업 신양에너지(대표 박영진)를 대표하는 수식어들이다. 박영진 대표는 1999년 1월 신재생에너지 분야 회사인 신양에너지를 설립했다. 창업 후 태양열 집열기와 흡열판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신제품(NEP)인증과 함께 세계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신양에너지와 박 대표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는 해다. 그는 구성원들과 100억 매출 목표를 세우고 달성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박 대표가 이처럼 자신있는 행보를 할 수 있는데는 무엇보다 한 권의 책의 영향이 컸다. 박 대표는 "몇년 전부터 회사 운영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다. 그러나 해답을 찾지 못해 제자리 걸음만 반복했다"면서 "우연히 참석한 독서모임에서 일본 최고의 CEO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카르마 경영' 책을 알게됐다. 몇 번을 읽었다. 저자의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을 추구'하라는 한마디에서 해답을 찾고 구성원들과 목표 달성을 향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문과 출신으로 거듭되는 취업실패, 생산직으로 시작
 

▲박영진 대표  ⓒ2012 HelloDD.com
"행정학을 전공했는데 공무원 아니면 취업이 잘 되지 않았어요. 공무원은 별로 적성에 안맞고 대학 졸업 후 여러 기업에 지원했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어요. 집안 볼 면목도 없어 일단 생산직으로 지원했죠." 박 대표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곳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업체였다. 생산 현장에서 일을 했다. 우직한 성격으로 한 번 맡은 일을 꼭 해내고야 마는 그를 눈 여겨본 상사들이 그에게 관리분야를 맡겼다.

외환위기 당시 어려웠던 회사 상황을 흑자로 돌려 놓으면서 중소기업이지만 그에게 고속 승진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1999년 퇴직금과 집을 저당잡힌 자금으로 공장 부지를 구입하고 회사를 세웠다. "창업하고 가장 중요시 한 일은 기술 개발이었어요. 매출의 5%를 연구개발비에 투입했죠. 태양열 집열판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켰습니다. 기술면에서 인정 받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생각에서였죠."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 덕분에 회사는 창업하던해 8월 지붕재를 겸한 태양열 집열기로 실용신안등록을 했다. 다음 해에는 대전 제4산업단지 내에 공장을 준공하기에 이른다. 또 성능을 자랑하는 태양열 집열기를 생산해 냈다.

그러나 매출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마케팅에 직접 뛰어들었습니다. 정부기관을 직접 방문해 제안을 하고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해 알렸죠. 그제서야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2003년 정부는 정부기관과 일정규모 이상의 출연기관에게 신재생에너지 사용하도록 의무화 하는 정책을 발표한다. 그의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매출은 꾸준했으나, 기업 운영 슬럼프에 빠지다

기술개발 업그레이드와 매출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렸다. 중소기업 대부분 고비가 있겠지만 어려운 가운데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이 오히려 회사의 구성원과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회사 규모도 조금씩 커졌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소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중견기업으로 성장 패턴을 그려가지 못했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KAIST 기술경영대학원 교수진에게 자문을 의뢰하는 등 다양하게 회사경영 문제의 본질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회사 내부의 체계화와 시스템을 안정화시켜야 100억 매출에 이어 300억, 500억원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 회사 성장을 위해 다시 한 번 그의 우직한 성격에 발동이 걸렸다. 우선 2010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열분야를 선택해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회사 내부의 안정화에 주력했다

▲태양열 집열기 생산현장에서 박영진 대표(사진 오른쪽)가 조언을 하고 있다. ⓒ2012 HelloDD.com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최적의 에너지를 얻는 '지열 히트펌프' 주력

신양에너지의 인력은 30명정도다. 그중 15명이 기술과 연구개발 인력, 10명이 생산, 5명이 마케팅을 담당한다. 이처럼 연구개발에 집중한 만큼 신양에너지의 제품은 업계에서 기술력에서 정평이 나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지열 히트펌프는 역시 가장 선두 기술을 자랑한다. 이는 땅 속에 있는 지열 즉 연중 약 15℃ 정도로 일정한 지하의 온도를 히트펌프로 변화시켜 난방과 냉방에 이용한다. 겨울철에는 지중으로부터 열을 흡수해 히트펌프로 승온시켜 난방하고, 여름철에는 실내의 높은 열을 지중으로 방출해 냉방에 사용할 수 있다. 지열 히트펌프는 연중 일정한 지중의 열을 이용하므로 타 에너지원에 비해 외부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이에 따라 난방시 보일러(등유), 냉방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경우 연간 1,675천원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별도의 급탕 기능이 있어 실내에서 버튼 한번으로 사계절 따뜻한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운전이력을 자동으로 데이터에 저장시켜 관리할 수 있어 안정성과 효과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배관작업과 기타 설치작업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최소의 배관만 사용해 연결하는 구성으로 현장작업을 간소화한 시스템이다. 최근 이 분야 기술이 녹색기술로 지정되면서 신양에너지는 녹색기업 인증을 앞두고 있다.

◆카르마 경영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 만들것

"회사 설립 10년이 지나면서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회사는 남아있는데 아쉬움이 있었죠.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구요.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경영정책을 바꾸게 됐습니다."

박 대표는 올해를 맞으면서 가장 먼저 직원들과 비전을 세우는 일부터 했다. 그리고 지열분야 전문가를 영입하고 내부 구성원들을 다독이며 '카르마 경영' 실천에 주력했다. 그는 "우선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에게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직원들에게도 카르마 경영 책을 읽도록 했다"면서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분위기도 좋아졌다. 그 성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수주가 들어오고 있다.

해외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대표는 이어 "영세 소기업 사장 대부분 경영을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게 경영의 비밀임을 깨달았다"면서 "직원들에게 독서활동을 장려하고 있고, 업무와 관련이 없어도 책을 구입해 준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한번도 어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자금, 매출, 기술 등의 어려움은 중소기업에게는 당연하다는 것. 그가 어려워하는 것은 기업 운영의 본질이다. 그는 "외부적인 조건은 본질을 알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다. 본질을 찾기 위한 답은 '독서'에 있다"고 조언했다.

▲신양에너지의 전기화학 실험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의 5%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한다.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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