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두의 자연 속 과학]
수자원 보존과 먹는 물 공급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정부·국제기구·비정부기구·민간부분의 참여와 협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그리스의 자연주의 철학자인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아르케, arche) 이자 생명의 원천이라고 주장하였다.
지구의 70%는 바다, 강, 호수 등의 물로 채워져 있으며, 우리의 몸 또한 70%가 물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생명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 전제조건이며 지구 상에 존재하는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서, 경제학자들은 20세기는 석유가 세계를 지배하는 자원이었다면 머지않은 장래에는 물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 상의 물의 총량은 약 14억㎦이며, 이 중 97.5%가 바닷물, 나머지 2.5%가 민물이지만 이마저도 70%가 빙설로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극히 적은 양이다.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지구 상의 물 공급량은 한 해 9000㎦이며, 이중 인간이 실제 쓰는 양은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 1인당 연간 담수량을 기준으로 2000㎥이상은 물 풍요 국가, 1000㎥미만은 물 기근 국가, 그리고 그 중간은 주기적인 물 압박을 경험하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에 포함되어 있다.
유엔 환경계획(UNEP)의 보고서는 물 부족에 시달리는 환경난민이 1998년 2500만 명에 달해 처음으로 전쟁난민의 수를 웃돌았다고 밝히고 있고, '21세기 세계 물 위원회'는 현재 약 30억명의 인구가 위생급수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더러운 물로 인한 질병으로 매일 5000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물에 대한 중요성과 소중함이 더욱 강조 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문명을 이룩한 지금 전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이 문명의 지속적인 발전, 나아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막과 같은 건조지역에 사는 동식물들은 물 확보를 위해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는 등껍질에 공기 중의 수분을 이슬로 맺히게 하여 주둥이로 흐르게 함으로서 생존에 필요한 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IT 연구팀은 딱정벌레가 지닌 친수와 소수 성질을 지닌 울퉁불퉁한 등껍질의 구조를 모사하여 안개 속에서 수증기를 물로 포집하는 연구를 수행 하였으며, 영국에서는 물을 싫어하는 소수 성질을 지닌 표면 위에 물을 좋아하는 친수 패턴의 크기와 간격을 적절히 조절하여 최대로 수분을 수집하는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
독일의 연구자는 나미브 사막의 대표적인 자생식물인 나미브사구 부시맨잔디가 안개 속에서 잎 표면 당 5리터/㎡의 물을 수집하는 연구 결과를 얻어 사막에서의 생존 비밀을 밝힌 바 있다. 딱정벌레와 사막 잔디의 표면은 특별한 미세 구조를 가짐으로서 수분 수집의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의 대면적 미세가공기술의 발달로 자연친화적이고 효율적인 물 수집기술이 실생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한국기계연구원의 나노자연모사연구실을 중심으로 마이크로·나노 공정기술로 제작된 초발수·초친수 표면을 이용하여 공기 중의 수분을 수집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캐나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자선단체인 포그케스트(FogQuest)에서는 생물체의 물 포집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망을 고산지대에 설치하여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흔히 소중함을 모르고 아낌없이 함부로 사용한다는 의미로 '물 쓰듯 한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으나, 머지않은 장래에는 '돈 주고도 사기 어렵고 돈 보다고 훨씬 소중한 물'이라는 말로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변화와 환경 부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각종 농산품·공산품에 탄소배출량을 표시하듯이,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을 표시하여 물의 소중함도 널리 알려야 하겠다. 미래에 가장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 분명하고,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는 물 문제에 대비하기 위하여 물을 소중히 다루고 아끼는 습관은 물론이고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으로 물을 포집하여 생존하는 자연생명체의 지혜를 본받아 인간생활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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