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순천향대·경희대 연구팀 유전적 관계 세계 첫 규명
조현병 등 원인 복잡한 질병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이 공동·융합연구를 통해 '조현병(정신분열병)'의 원인을 규명했다. 조현병의 다양한 병인에 관한 새로운 이론이 밝혀짐에 따라 이 질환의 특성 규명 및 치료 방법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박준택) 최종순 박사 연구팀은 김학재 순천향대학교 교수, 정주호 경희대학교 교수와 공동연구를 수행한 결과, 세계 최초로 사람과 동물의 '인터페론감마' 유전자와 조현병의 유전적 관계를 밝혀냈다고 31일 밝혔다. 

최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백체학(Proteomics)과 인간유전학(Human Genetics) 등의 융합연구를 통해, 조현병과 관련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생화학, 유전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현병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단일 학문분과 차원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 박사팀은 단백체학 기법을 이용해 조현병 형질전환동물모델에서 질환관련 후보유전자를 선정하고, 이를 인간유전학 방법으로 사람의 질환과 유전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 결과 조현병 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병인을 보이는 질환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 조현병 형질전환동물모델로 사용한 인터페론감마 유전자 제거 쥐에서 ‘뇌 크레아틴키나아제(creatine kinase b, Ckb)’와 ‘트리오스인산이성화효소(triosephosphate isomerase, Tpi1)’의 단백질 발현이 크게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해당 유전자들과 인터페론감마 유전자가 실제 인간의 조현병의 발생과 유전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함으로써 조현병의 새로운 표적유전자를 발견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에 대한 새로운 표적유전자의 발견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조현병 연구모델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조현병 약물 개발 및 맞춤의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최 박사는 “국제적으로 처음 시도된 이번 조현병 표적유전자 연구를 시도해 앞으로의 국내외 조현병 연구에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조현병의 정확한 병인 연구, 약물유전체 연구, 조현병 신약 개발 등에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병은 신경발생학적,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면역학적 요인을 포함한 환경적인 요인을 통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국내외에서 100편이 넘는 연구논문을 통해 조현병의 치료 또는 면역학적 접근 연구가 시도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 자체가 활발하지 않고 국외에서도 최근까지 명확한 연구 결과가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10월 병명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정신분열병은 ‘조현병(調絃病)’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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