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정기 표준연 책임연구원
"세상을 바꿀 자원 확보 위해선 분석기술 선행돼야"

21세기, 세계는 자원 확보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금과 철광석, 구리는 물론 미량 존재하지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희소금속을 확보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도 치열하다.

정부도 희소금속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09년부터 희토류원소를 포함하는 약 35종의 희소금속에 대한 10대 전략을 수립, 희소금속의 40대 핵심 원천기술을 선정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서정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분석화학표준센터 박사는 "LED와 2차전지, 초전도자석 등 희소금속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소재산업의 발전과 광물의 자원화를 위해서는 이들 희소(희유)금속의 분리·회수기술과 분석기술을 동시에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희소금속 중 하나인 희토류금속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라이터 돌의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엔 초전도자석의 재료로, 최근에는 수소저장합금에 이용되며 세상을 바꾸는 다양한 첨단기술 개발에 없어서는 안될 주인공이 됐다. 이들 희귀금속은 매장량이 미미할 뿐 아니라 채굴도 쉽지 않다.

때문에 한편에선 희소금속을 20여종이나 함유하고 있는 폐전자제품의 자원화 기술과 사업성에 관한 연구도 한창이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에서는 이들 폐자원에서 금·은과 같은 귀금속만 주로 추출하고 희귀금속은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 희토류를 비롯해 리튬과 코발트 등 희귀금속을 추출하기 위한 분석법은 물론 금속 추출·제련·소재화 기술이 아직 미약해 이들 대부분이 버려지거나 해외로 수출되는 실정이다.

서정기 박사는 "우리나라는 희토류 소재시장 자체가 없어 가공된 고급재료는 일본에서, 원료는 중국에서 100% 수입하는 실정이다. 외교 등의 문제로 수급이 불안해지면 첨단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희소금속 관련 연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내 연구자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연구교류회의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광산탐사와 지질탐사를 마치고 고순도분리정제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는 희토류 합금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연구를 위해서도 희소금속에 대한 분석기술 개발과 정확한 측정을 위한 표준시료의 개발이 필요하다.

▲서정기 박사가 희소금속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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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금속 확보의 중요성은 많이 부각됐지만, 분석법에 대한 연구는 미미했습니다. 먼저 표준화된 분석법을 확립하고 매질 성분 중에 희토류가 포함돼 있는 표준물질을 선정해 인증표준물질(CRM:Certified Reference Materials)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서 박사는 교류회를 통해 국내외 연구동향을 조사하고 화학분석방법과 표준물질의 개발에 대한 수요를 파악할 예정이다.

교류회의 한 원로는 "희토류 금속은 세상을 바꾼 금속으로 앞으로 희토류를 통해 어떤 것이 만들어 질지 모른다"며 "희소금속 자원의 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측정표준이 중요하다.

정확한 측정값을 위한 기준이 마련돼야 순도분석도 가능하고, 국제무역에서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박사는 표준연이 지난 20년간 약 34개 원소 분석을 위한 CRM을 개발함으로써 국제적 수준의 측정능력을 규제기관과 산업현장, 시험·교정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산업의 발달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 희토류 원소와 백금족 원소를 포함한 희소금속에 대한 CRM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20년 동안 개발하고 응용해 온 동위원소희석 '유도결합플라스마질량분석법(ID-ICP/MS)'을 희토류 금속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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