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상 대표 "병을 치료하는 의사의 사명감으로 일해"
특구법에 발목, 공장 일부 따로 나가야 할 상황

"연구원 생활만 하다가 아이템 하나만 믿고 벤처를 설립했죠. 어땠냐고요? 당연히 수업료를 많이 냈죠(웃음). 마케팅, 경영 등 회사 운영의 기본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배웠거든요. 10년쯤 지나니 꽃이 피는 것 같습니다."

정종상 비아이지 대표. 그는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유기농자재에 대한 가능성 하나만 믿고 2000년에 창업을 했다. 그러나 그때는 친환경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시장은 전혀 그의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있었던 셈이다. 매출은 없었고 회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런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10년간 고군분투했다. 2010년무렵부터 드디어 시장에서 비아이지의 진가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먹을거리 패턴이 친환경으로 흐르면서 각 지자체마다 농업종사자들에게 앞다퉈 친환경 농법을 제안했다.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는 주문에 지금은 물량을 맞추기 어려울정도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회사이름보다 더 유명한 '선초' '흙향' '안티-브이' 등이다.

"지난해부터 전국 농협을 중심으로 주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물량을 다 대기 어려울 정도죠."

환하게 웃는 그의 표정이 조금은 복잡해 보였다. 좌충우돌하며 지나온 지난 10년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쳤기 때문이란다. 정 대표는 "기술만 믿고 준비없이 창업을 했다. 회사 운영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면서 "결국 비싼 수업료 내면서 배웠다. 이제는 좀 알것같다"며 담담히 소회를 털어놨다.

◆미생물 이용한 친환경유기농자재 개발에 확신

미생물을 이용한 명품 친환경유기농자재 전문기업 비아이지. 건강한 먹을거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회사도 급부상하고 있다. 정종상 대표는 민간연구원에서 신농약분야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원이었다.

"당시만해도 새로운 기술개발보다는 여러물질을 합성해 효과있는 물질을 뽑아내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선진국들과 기술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의 연구팀이 발굴한 물질에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세계 시장에 진입할 정도의 물질이 아니었고, 수익성이 없다는게 이유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회사의 CEO가 바뀌면서 팀해체 명령이 내려졌다. 10명중 2명만 남고 회사를 떠나야 했다. 그리고 새로운 팀이 꾸려졌다. 다시 물질 발굴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회사일을 하면서도 항상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제품에 대한 고민이 생각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해보자고 제안하지 못했다.

"친환경유기농자재 연구에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회사에서는 당연히 비용대비 수익을 계산하죠. 그래도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물질 개발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그는 TF팀을 꾸려 다시 연구에 들어갔다. 3개월간 혼신을 다했다. 탈진상태에 이르러 링거투혼까지 하면서 연구에 몰입했다. 그리고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 결과에 확신했다. 비용과 리스크에서 승산이 있다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기술적으로 승산이 있는데 회사를 어떻게 설득해야할지. 그런데 회사에서 다시 팀해체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미련없이 같이 일하던 동료 6명과 창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비아이지라는 기업이 첫 걸음을 내 딛는 순간이다. 이들이 회사이름을 걸고 제품을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비아이지의 제품이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돼 상을 받았다. ⓒ2012 HelloDD.com

◆모두들 '안된다'는 기술문제 거뜬하게 해결

한약재나 차 재료를 원료로 방제제를 만들 수 있을까. 모두들 안된다고 했다. 천연재료로 어떻게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겠느냐며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기술이 시장을 너무 앞서면서 비아이지는 몇년 동안은 매출조차 일지 않았다. 2010년 정부에서도 친환경농자제를 권유하고 세계적인 흐름이 이어지면서 비아이지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출로 이어졌다.

정 대표는 "기존에는 저항성 품종을 심어서 병이 덜 생기게 하는게 최선이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품종자체의 고유한 맛이나 특징까지 변하게 됐다"면서 "비아이지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했다. 토착 길항 방선균을 제제화해 제품을 개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는 식물근권에서 방선균의 활력을 증진시키는 키토산 등을 첨가해 작물의 저항성을 극대화 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선초'다. 이 제품은 천연 식물복합 추출물로 해충의 발생 밀도를 억제시킨다. 작물에 유해물질이 잔류하지 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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