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특허 봇물…특허청, 재미있는 관련통계 제시

산골소년과 소녀의 첫사랑을 그린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 속에 300건가량의 천연물신약 특허가 숨어 있다는 이색적인 통계가 제시됐다.

특허청은 18일 국내 제약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 통계를 발표했다. 특허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2011년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등록건수는 모두 2488건.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이용한 특허가 전체의 90%인 2200여 건에 달해 관련 전체 특허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 등장하는 자생식물 성분으로 출원된 특허가 300건가량에 이른다는 특허청의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소설 속에서 '소녀가 조약돌을 던지고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사라지던 갈꽃 밭'의 갈대는 2000년 이후 비만 치료제 등으로 11건이 특허출원 되었다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또 '소년이 징검다리에서 소녀를 흉내내다 부끄러워 달아나던 메밀밭'의 메밀은 혈전치료제 등으로 38건, '소녀가 양산 받듯이 해보인 노란색의 마타리꽃'에서 7건, '소년이 소녀에게 한 옴큼 꺾어준 들국화' 60건, '싸리꽃'(8건), '도라지꽃'(136건) 등 다수의 소설 속 등장 식물이 아토피, 심혈관계 질환 및 염증 치료제 등으로 특허출원되었다.

이외에도 특허청은 '소녀가 서울 학교의 등나무 꽃 같다고 생각한 칡꽃'의 칡은 치매치료제로 24건 출원되는 등 단편소설 한권에 나오는 국내 자생식물들 만으로도 2000년 이후 300 여건의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출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300 여종의 우리나라 특산식물을 포함해 모두 4500 여종의 식물이 자생하며 전통적으로 자생식물을 약물치료에 이용하는 지식이 풍부해 천연물신약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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