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S 정수용 박사 참여 美연구진 규명…사이언스지 게재
종전에는 전기적 방법만 가능…휘는 가전제품 등 응용 가능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을 역학적인 힘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KRISS(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강대임) 나노양자연구단 정수용 박사가 포함된 미국 표준기술연구원(NIST) 연구팀이 진행한 것으로 사이언스지 22일자에 게재됐다. 정 박사는 미국 NIST 객원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실험 및 데이터 분석 등 관련 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지난 4월 KRISS에 입사해 그래핀을 활용한 표준연구를 수행 중이다.

기존의 그래핀을 활용한 전자소자는 외부의 전기적 자극을 활용해 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을 제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전기적 방법 대신 역학적 방법으로 그래핀의 육각형 구조를 변형시켜 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탄소원자 한 층만으로 이뤄진 그래핀(두께 0.35nm)은 자체적, 혹은 외부적 요인으로 탄소 육각형 구조에 변형이 생길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그래핀 격자 탄소 원자들 사이에 거리가 변하게 되고, 변형의 세기와 구조에 따라 다양한 전기적 특성이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는 주사현미경(STM) 탐침과 그래핀 사이의 분자가 서로 잡아당기는 힘(반데르발스 힘)이나 기판 전극을 이용한 전기력을 이용해 그래핀 격자의 변형을 조절했다. 이 결과 원형 대칭 구조로 그래핀이 변형될 경우 그래핀 내 전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한 지점에 양자점 형태로 모여 있게 된다는 기존의 이론적 예측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그래핀 성질을 외부적으로 조절 할 수 있는 방법이 단순히 전기적 방법만이 아니라 역학적 방법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 늘어나는 전자시계, 휘는 가전제품 등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flexible electronics)' 등 역학적 변형이 필요한 장치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박사는 “그래핀의 모양이 변해서 전기적 성질이 바뀌면 양자홀 효과가 발생했을 때와 비슷한 성질을 나타낸다”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극저온 냉장고와 고자기장 없이도 양자홀 효과를 발생해 저항표준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앞으로 그래핀 기반 양자홀 효과를 이용한 새로운 전기저항표준 개발과 그래핀을 이용한 융합연구 및 측정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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