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중심 벤처에 놀라고 인력이동에 안타깝고"
298명 대상 현장체험 "지방 아는 소중한 기회"

"직원들의 근속년수가 3~5년인것을 보고 놀랐다. 많이 떠나는 이유가 대기업 스카웃이라는데 다시한번 놀랐다. 나중에 중소기업관련 정책을 입안하게 된다면 중소기업의 인력확보를 위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들은 많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 인력부족으로 정책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 와보니 그런면들을 더 많이 알게됐다. 중소기업들이 지원정책을 쉽게 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중소기업 현장 체험에 참여한 신임사무관의 체험소감이다.

중앙공무원교육원(원장 윤은기)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일부터 6일까지 1주일간 5급 공채시험에 합격한 신임사무관 298명을 대상으로 현장중심의 중소기업 체험과정을 실시했다. 중소기업 체험은 서울·경기 등 전국 10개 시·도, 115개 중소기업 사업장에서 실시됐으며, 사업장별 2명에서 10명씩 견습직원 형태로 배치됐다.

대전의 중소기업을 찾은 신임 사무관은 케이맥(대표 이중환) 3명과 대덕넷(대표 이석봉) 2명 등 5명이다. 신임사무관들에 의하면 298명중 대전, 영암, 창원 등 서울 경기를 제외한 지방으로 간 사무관은 50여명 뿐이다.

지방의 중소기업들은 부담감에 신임사무관 현장체험 과정 신청도 적었고 신청했다가 취소한 경우도 많아 지방 기업에 내려온 인원이 소수에 그쳤다. 대전에 5명만 내려온 것도 케이맥과 대덕넷 두 기업에서만 신청을 했기 때문이라는게 그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신임사무관들은 "지방의 중소기업을 좀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다음에는 지방의 중소기업들이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케이맥에서 중소기업 체험을 한 제갈준형 신임사무관이 맡은 업무는 수습사원 정도의 일이다. 중소기업지원 정책 자료 찾기와 고객에게 회사사보 발송하기 등. 제갈 신임사무관은 "1주일 동안 비중있는 일을 하는건 사실 어렵다.

어찌보면 자잘한 업무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면서 "중소기업 경험은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어 중소기업 하면 제조업 중심으로만 알고있었다. 그런데 케이맥에 와보니 과학기술 중심의 벤처라는데 놀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케이맥은 직원들의 복지도 수준 이상이었다"면서 "그러나 인력면에서는 직원들 대부분 근무기간이 3년정도로 짧았다. 그 이유가 대기업의 인력 스카웃 때문이라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제갈 신임사무관은 "10월 중순 무렵이면 근무지가 확정되겠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게 된다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입안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대덕넷에서 중소기업체험을 한 곽홍철 신임사무관은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중견기업에 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곽 신임사무관은 "어릴적 교량이 생기고 삶의 질이 달라지는걸 보고 큰 감동을 받아 전공도 이쪽으로 선택하게 됐다. 진로를 바꾼 것은 전체 그림을 크게 보고 국토발전에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중소기업을 두고 흔히 9988이라고 말하는데 이번 체험으로 이 말의 의미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대전이 고향이지만 테크노밸리에 이처럼 많은 벤처들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몰랐다"면서 "지역의 우수한 벤처들을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정말 좋은 중소기업들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홍보정책도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KAIST에서 공부한 서지원 신임사무관(대덕넷에서 체험)은 학교 졸업 후 KIST와 특허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단다.

그는 "특허사무소에서 3개월정도 일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고졸 직원들의 직장생할 형태와 급여 등을 알게됐다"면서 "그들의 경력은 거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중소기업 체험기간을 조금 더 늘리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서 신임사무관은 "서울이 고향이라 지방에 대해 잘 몰랐던게 사실"이라면서 "대학시절과 이번 중소기업 체험으로 지방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의 필요성에 더 많이 공감하게됐다"며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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