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상용 교수팀 '금 나노입자 항암백신' 개발
몸속 백신위치 추적 가능…암 예방·치료 효과 탁월

▲KAIST 전상용 교수(사진 위)와
이인현 박사.
ⓒ2012 HelloDD.com
매우 작은 금 알갱이(금 나노입자·지름 10억분의 1m)를 이용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연구팀이 백신 위치를 추적할 수 있으면서 암 예방·치료에 효능이 탁월한 '금 나노입자 항암백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암은 현대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3000만 명의 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면역치료법(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백신은 독감에서부터 난치성 질환인 백혈병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다양한 질병을 예방·치료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항암백신은 몸 밖에서 환자의 암 조직 파편 등으로 사람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한 후, 다시 그 면역세포를 몸속에 넣어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해 암을 치료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여러 단계의 백신 제조과정을 거치게 돼 치료비도 비쌀 수 밖에 없고, 몸속에 주입한 백신이 원하는 곳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추적할 수 없어 치료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전상용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항암백신과는 달리 일반적인 근육주사로 면역세포들이 많이 모여 있는 국소 림프절을 통해 금 나노입자 백신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항체를 생산하고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암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엑스레이 등의 영상기기를 이용해 금 나노입자 백신을 추적하고 백신이 목표하는 곳에 제대로 도달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금 나노입자 백신을 이용한 항암작용 개념도.  ⓒ2012 HelloDD.com

전 교수팀은 우선 금 나노입자 표면에 모델 암 항원(RFP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후, 추가적으로 면역보조제(DNA 단편)를 결합해 금 나노백신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금 나노백신을 몸에 넣으면 국소 림프절로 선택적으로 이동해 해당 암의 특이적인 항체 생산을 촉진하고,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항암 면역세포도 활성화시켜 우수한 항암 효능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금 나노백신이 암을 예방할 뿐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암의 성장과 전이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전 교수는 "금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몸속에 투여한 백신을 쉽게 추적할 수 있고, 기존의 백신에 비해 복잡한 과정 없이도 쉽게 면역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며 "특히 이 원천기술은 암 뿐만 아니라 현재 임상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다양한 바이러스성 질환에도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과학과 이인현 박사(제1저자) 등이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독일화학회가 발간하는 화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지 7월호에 게재됐다. 특히 이번 성과는 상위 5% 이내 논문에만 수여하는 'VIP(Very Important Paper)'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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