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홍종일 교수팀…전자소자 제작 공정 단순화·응용범위 넓어

▲연세대 홍종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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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 테블릿 PC, 노트북 등 각종 IT 기기의 핵심 부품인 전자 소자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이 이용된다.

소자의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기술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공정 단계가 복잡해져 기술경쟁력에 대한 우위를 선점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나노 소자의 패터닝은 기술적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공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양성자를 조사(照射)해 매우 얇고 복잡한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수준의 구조물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3차원 나노 패터닝(nano patterning)' 신기술을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홍종일 교수 연구팀이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나노소자를 손상 없이 패터닝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복잡한 패터닝 공정단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에서 목표로 하는 층만을 선택적으로 변환시킴으로써 나노소자를 패터닝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기술로서는 어려운 신개념의 3차원의 나노 패터닝 기술로 과학기술적 응용 및 산업계로의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성자 조사(照射)를 통한 선택적 비파괴
3차원 나노 패터닝의 모식도.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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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0.6나노미터 두께의 코발트산화물층과 1나노미터 두께의 금속 팔라듐층이 번갈아가며 10겹씩 쌓여있는 인공격자(人工格子)의 산화물층에 양성자를 조사(照射), 금속 코발트층으로 바꾸는 방법을 제시했다.

양성자(proton)를 300eV(전자볼트) 수준의 작은 에너지로 가속한 뒤 이 빔을 인공격자에 조사해 코발트산화물을 코발트로 환원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기술은 화합물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 원자의 결합 에너지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양성자의 에너지를 조절, 목표로 하는 원소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금속과 산화물뿐만이 아니라 질화물, 황화물 등 여러 화합물에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큰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재 나노미터 수준의 공정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식각 손상, 산화물-금속 전극 사이에 존재하는 계면의 산화에 의한 소자 오작동, 특성 저하 등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상당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금속, 산화물, 질화물 등 여러가지 물질로 구성된 복잡한 구조에서도 원하는 부분만 선택해 3차원적으로 나노 패터닝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새로운 소자의 개발을 앞당기고 기존의 반도체 공정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층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3차원 구조체(오른쪽)에 양성자를 조사해 아래에서 3번째 목표층의 일부만을 변화시켜 설계된 패턴을 구현하는 3차원 나노 패터닝 과정 모식도.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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