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교테크, 냉방장치 자동제어시스템으로 '스마트 그리드' 선도
KISTI 연구원 창업 1호…윤홍익 대표 "꾸준한 R&D·열정이 강점"
지난 7월 지경부 기술표준원의 신기술신제품(NEP) 인증을 받은 '냉방시스템 자동제어시스템'를 개발한 대덕 벤처기업 '가교테크'. 공조분야 선도업체로 KISTI 연구원이었던 윤 대표는 지난 2002년 KISTI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다.
창업 11년째를 맞고 있는 윤대표는 창업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2001년 12월 30일에 사표를 내고 2002년 1월에 창업했다. 엔지니어링쪽은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했는데, 나와 보니 그게 아니었다. 엔지니어링 사업은 기반을 다져놓은 기존 회사도 있고, 가격이 낮은 중품 이하 수준의 제품들로는 발전 모델을 만들 수 없었다."
윤 대표는 당초 KISTI 연구원이던 경험을 살려 슈퍼컴퓨터 기반 시설 엔지니어링 영역 사업으로 창업했다. 하지만 국내에 슈퍼컴퓨터가 많지 않고 기반이 좁아 사업성 연결이 어려웠으며 그로 인해 창업후 3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윤 대표는 유성연 충남대학교 기계설계공학과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플라스틱 열교환기를 보고는 무릎을 쳤다. 기존의 알루미늄 열교환기나 종이 열교환기에 비해 내구성과 가격면에서 월등한 플라스틱 열교환기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5년 윤 대표는 충남대와 기술이전 협약을 맺고 유 교수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계속해서 기술을 발전시켰다.
플라스틱 열교환기 응용기술로 환기장치, 건조기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어 팔 계획도 세웠고, 공조기와 항온항습기도 직접 만들어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포부도 세웠다. 그런데 윤 대표의 부푼 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제품이 저렴하고 효율이 좋으면 소비자들이 우리 물건을 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또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도 부담이 됐다." 하지만 윤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술은 계속 발전시키되 가교테크만의 경제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았고, 기후기반 에너지 절약 방안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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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개발된 거의 모든 열교환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각국 열교환기를 소개하는 윤홍익 대표. ⓒ2012 HelloDD.com |
◆ 기후기반 에너지 절약에 착안…공조분야 선도업체로 발돋움
2005년 10월 충남대와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공기조화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꾸준히 기술을 발전시킨 끝에 기후기반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인 '빌딩 에너지 내비게이션(BEN, Building Energy Navigation)'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게 됐다.
윤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교테크를 공조분야 선도적 업체로 만들고자 직원들과 함께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3년여 동안 노력한 끝에 개발된 게 BEN보다 진일보한 'SmartBEN'이다.
윤 대표가 갖고 있는 '기후예측 기술'과 '냉방부하 예측기술', '냉방시스템 최적제어 기술' 등의 특허가 집약된 SmartBEN은 기상청의 예보정보를 토대로 먼저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한다.
이렇게 예측한 날씨를 바탕으로 냉방부하가 얼마나 될지를 예상한 후 냉방시스템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게 된다. 그야말로 스마트한 냉방제어시스템인 것이다.
"날씨가 더우면 냉방장치를 사용하는 사람 혹은 건물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가장 기온이 높은 때 전력사용량이 피크가 된다는 걸 알 수 있는데, SmartBEN은 이것을 미리 알고 전력 사용을 분산시켜 전력피크를 제어하게 된다. 그래서 블랙아웃을 맡겨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SmartBEN의 장점을 소개하는 윤 대표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시간별·계절별로 달라지는 전기·가스요금을 고려해 경제적으로 냉방장치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표에너지와 비교 평가하는 것을 비롯해 자가 성능진단까지 하는 SmartBEN, 이 똑똑한 시스템을 자랑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일 것이다.
윤 대표는 SmartBEN이 지금 나와 있는 대부분의 공조시스템과 비교할 때 가장 진일보한 시스템이라며 "자동제어의 시작은 'BAS(빌딩자동제어시스템)이었다.
이 기술이 진화해서 'IBS(인텔리전스 빌딩시스템)이 됐으며 에너지 절약 기능이 추가돼 'BEMS(빌딩 에너지 매지니먼트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그 이후, 앞으로 2,3년 후가 될 텐데, 그 때쯤이면 '스마트 그리드'로 가게 된다. 우리 회사는 '스마트 그리드'를 접목하는 기술을 이미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그리드 시대를 미리 준비하고 있는 가교테크의 SmartBEN은 이미 일부 건물에 적용돼 그 우수성을 검증받았다. 지난해 전보통신산업진흥원 청사에 설치된 SmartBEN은 전년대비 14.6%라는 에너지 절감효과를 낸 바 있다.
SmartBEN뿐 아니라 BEN시스템도 국회 제 2의원회관과 충남도청 신청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동 등에 적용돼 있다.
BEN과 SmartBEN의 적용 사례를 말하며 윤 대표는 이 두 시스템의 차이에 대해서 "BEN은 운전자에게 냉방시스템 제어 정보를 제공해 주는 Software 기술이고, SmartBEN은 운전자의 도움 없이 내부와 외부 환경 변화를 스스로 판단해 냉방시스템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지능형 제어시스템이다. SmartBEN은 BEN을 한 차원 발전시킨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과학의 시대라 정확도를 원하는데,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기후가 급변하면서 기존 경험만으로는 오차가 많게 됐다.
우리 시스템은 여러 분야의 데이터를 모아 과학적으로 분석해 오차를 최소화했다"며 "얼마 전 NEP인증을 받으면서 모든 제품은 납품하기 전에 하드웨어 등의 재료를 본사로 가져와서 가공 테스트를 한 후, 적용될 건물에 최적화시켜서 납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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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검수장치(사진 왼쪽)과 플라스틱 열교환기. ⓒ2012 HelloDD.com |
◆ 다 함께 잘 살자는 철학으로 십여년 운영…"아이디어도 순환, 늘 새로운 것 준비할 것"
KISTI연구원 창업 1호라는 꼬리표를 달고 십여년 간 동분서주한 윤홍익 대표. 사업성 높은 아이템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그에겐 직원들과 함께 잘 살아보자는 생각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었다.
그런 자신을 믿고 열의를 다해 따라와준 직원들 덕분에 오늘날의 가교테크가 있는 거라고 공을 돌리던
그는 "빵조각도 나눠먹자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나누자는 윤 대표의 경영철학은 플라스틱 열교환기와 SmartBEN 기술을 이전받은 충남대에서 2년 동안 에너지 관련 강의를 한 것을 비롯해 산학연 협동 활동을 8년간 계속 해 오고 있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그런가 하면 지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K-MEG(Korea Micro Energy Grid) 프로젝트와 교과부 과제인 지역혁신인력양성사업에도 참여해 지역의 우수인력을 현장 맞춤형으로 양성하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로 창업 11년째를 맞고 있는 가교테크. 앞으로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 지에 대해 윤 대표는
"평소에 운동으로 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비우려는 노력을 한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다시금 채워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도로에서 운전할 때 주변 차들이 앞으로 가야 내 차도 앞으로 나갈 수 있듯이 내 주변이 잘 돼야 내가 잘 될 기회도 온다고 생각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생명도 순환이 있듯이 아이디어도 순환된다는 생각으로 늘 새로운 걸 준비하자는 말도 직원들에게 한다. 에너지 절약도 모두에게 이로운 일인 만큼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꾸준한 R&D로 계속 발전시켜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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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잘 살자'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 윤 대표의 웃음에서 그의 넓은 마음을 읽을 수 있다. ⓒ2012 HelloD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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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한쪽 편에 각종 인증패들이 가득하다. ⓒ2012 HelloD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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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1층에 마련된 냉방장치 자동제어 시스템. 이곳에서 자동제어 시스템을 직접 테스트하게 된다. ⓒ2012 HelloD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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