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재우 교수팀…간지방증 치료·예방법 개발 단초 마련

만성적인 대사 장애(대사증후군)와 함께 나타나는 비알콜성 지방간에서만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효소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이번 개발로 향후 비알콜성 지방간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단초를 열었다. 

김재우 연세대 의대 교수와 이유정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에 동반되는 간지방증(비알콜성 지방간)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수행됐다. 

간은 체내의 대사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위해 소량의 지방을 축적하게 된다. 그러나 비만으로 간에 지방이 크게 축적되면, 지방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사증후군에서 간의 지방 축적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원인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고, 서구화된 식생활이 지방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계가 있어왔다. 

김 교수팀은 엠겟원(MGAT1:모노아실 글리세롤 아실 트랜스퍼라제)이라는 효소가 지방간에서만 유독 과도하게 발현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밝혀냈다. 엠겟원이 정상적인 간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지방간이 유발되면 이 효소로 인해 지방 축적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이 효소의 발현을 억제하면 식이에 의한 지방간이 크게 완화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아울러 고지방 식이를 하면 핵수용체(감마형 PPAR)에 의해 엠겟원이 증가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즉, 고지방 식품을 섭취하면, 감마형 PPAR(파파감마)에 의해 MGAT1이 증가하여 지방간의 지방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엠겟원을 억제하면 혈당조절기능이 개선되고, 체중도 감소돼 향후 대사증후군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지방간과 관련된 기존의 연구가 탄수화물 대사와 연결된 지방산 합성에만 집중됐음에 반해, 고지방 식이의 경우에는 중성지방의 합성 경로(MGAT1 효소 포함)가 크게 작용함을 새롭게 밝혔다. 

또한 정상적인 간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비알콜성 지방간에서만 유독 발현되는 효소(MGAT1)를 발굴하여, 향후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기반을 마련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알콜성 지방간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타깃이 될 것"이라며 "정상적인 간의 기능과 체내 대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과도한 지방의 축적을 억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달 21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전문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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