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규 KAIST교수팀, DNA로 논리게이트 구현 성공
10나노 한계넘는 2나노 반도체까지 개발 가능해져

DNA를 이용해 초소형 바이오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는 핵심기술이 개발됐다.

KAIST(총장 서남표)는 18일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이 DNA를 이용해 제한적인 시스템만 구현했던 기존의 모든 논리게이트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관련 논문은 나노분야 학술지 '스몰(Small)' 7월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현재까지 10nm 이하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 제작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 교수팀이 굵기가 2nm 정도로 가는 DNA의 논리게이트 구현에 성공해 동급의 고집적도를 가진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나노급 반도체가 개발되면 우표 크기의 메모리 반도체에 고화질 영화 1만 편을 저장할 수 있다"며 "현재 상용화 중인 20나노급 반도체보다 100배의 용량을 더 담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DNA는 네 종류의 염기인 아데닌(adenine, A), 시토신(cytosine, C), 구아닌(guanin, G), 티민(thymine, T)이 연속적으로 연결돼 있다. A는 T와, G는 C와 각각 특이적으로 결합해 이중나선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DNA의 특이적 결합 특성과 구조 변화에 따른 형광신호 특성이 있는 고리모양의 분자 비콘을 이용해 생체 DNA물질을 디지털 회로에서 사용되는 논리게이트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도록 입력신호로 사용해 고리모양의 DNA가 열리거나 닫히도록 했다.
 

▲박현규 교수팀이 구현한 논리게이트. 입력 DNA A와 입력 DNA B 중 하나만 있을 때는 고리모양 DNA가 열려 형광신호가 나오고(출력신호 1), DNA A와 B가 모두 없을 경우와 모두 있는 경우에는 DNA가 고리모양을 유지해 형광을 발생하지 않게 해 XOR 논리게이트를 정확히 구현했다. <사진=KAIST 제공>   ⓒ2012 HelloDD.com

연구팀은 "고리모양 DNA가 열린 형태에서는 형광신호가 증가하고 닫힌 상태에서는 형광 신호가 감소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형광신호의 변화를 출력신호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제한적인 시스템만을 구현하는 기존의 논리게이트의 문제점을 극복, 8가지 모든 논리게이트(AND, OR, XOR, INHIBIT, NAND, NOR, XNOR, IMPlCATION)를 구현하는 데 성공해 반도체 기술로써의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각각의 논리게이트의 연결을 통한 다중 논리게이트(Multilevel circuits)와 논리게이트의 재생성을 보여주는 데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기수 박사과정 학생(제1저자)은 "DNA가 10개의 염기서열 길이가 3.4nm이고 굵기가 2nm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물질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전자 소자를 구현하면 획기적인 집적도 향상을 이룰 수 있다"며 "DNA 반도체를 탑재한 바이오컴퓨터가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규 교수는 "하나의 분자 비콘을 모든 게이트 구성을 위한 보편적인 요소로 사용해 저렴하면서도 초고집적이 가능한 바이오 전자기기의 가능성을 높였다"며 "분자 수준의 전자 소자 연구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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