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웅·정광은 박사팀…고온·다단계 공정 한번에 끝내는 '촉매'개발
바이오매스서 석유화학 기초유분·수소연료전지 등 고부가가치 창출

고대 동식물이 화석화된 석유자원은 오늘날 인류문명의 근간이 됐다. 하지만 석유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석유대체자원 개발을 통한 에너지원의 다원화와 안정적 에너지 공급체계를 확보하는 것. 이는 21세기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다. 

전 세계 에너지 흐름은 석탄에서 석유, 천연가스 그리고 바이오매스 쪽으로 흘러가며 점차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수소에너지는 직접 연소 또는 연료전지 등의 연료로 사용이 간편하고 고압가스, 액체수소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저장이 용이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산업용 기초소재부터 현재 에너지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둔 분야에 이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50년 무렵에는 궁극적인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사용하는 'Hydrogen Economy' 시대가 도래 할 것으로 전망하는 학자들도 있다. 

증가하는 수소의 수요에 대비해 수소 제조 패러다임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APR기술을 개발 중인 한국화학연구원 석유대체기술연구센터 촉매공학그룹 김철웅·정광은 박사팀. 이들은 석유대체화학과 대체청정연료의 개발을 위한 촉매와 공정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바이오매스 원료로 사용…친환경신·경제성 갖춘 신공법

APR (Aqueous Phase Reforming: 수상개질반응) 기술은 저온, 액상반응을 통해 수소 및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2002년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듀메식(Dumesic) 교수가 네이처와 사이언스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세계적으로·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수소는 주로 천연가스를 원료로 고온에서 탄화수소와 수증기를 접촉반응시키는 스팀개질이라는 방법을 통해 생산했습니다. 이 방법은 대형장치를 이용해 700~1000도에서의 스팀개질반응과 이후 두단계의 추가적인 수성가스 전환반응을 거치는 다단계 공정으로 석유화학산업에서의 대표적인 에너지 소모형 공정의 하나입니다."

김철웅 박사는 "300도 이하에서 한 번의 반응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APR 기술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갖춘 차세대 수소 생산 공정으로 기존의 수소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현재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일본 등 세계적인 연구그룹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수소의 원료도 기존에 사용되던 석유나 천연가스가 아닌 바이오매스로 택했다. 국내에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나오는 부산물을 연료로 사용하면서 폐기물 처리 효과까지 거두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매스로부터 유래된 당이나 당알콜 또는 바이오디젤 공정의 대표적인 부산물인 글리세롤로부터 수소를 생산해 바이오연료 제조공정에 공급하면, 별도의 대규모 수소 제조 공장을 지을 필요가 없이 바이오연료 제조 공정이 가능하다. 

연구팀이 관련 연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9년 6월이다. 현재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해 수소를 생산하는 1단계 기초연구를 마쳤다. 연구내용은 8편의 SCI 논문과 5건의 특허로 출원됐다. 
 

▲APR 반응에서의 3D-BMC(3-Dimensional Bimodal Mesoporous Carbon) 촉매반응
개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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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P로 석유화학기초유분과 가솔린도 생산가능 "좋은 촉매 개발이 핵심"

"APR은 수소 외에도 다양한 범용 화학물질과 가솔린 영역의 물질도 만들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정광은 박사는 "지난해부터 개발한 촉매를 어떻게 하면 오래 쓸 수 있을지에 대한 2차 연구를 시작했다"며 "나아가 1단계에서 개발한 촉매를 변경해 수소뿐만 아니라 수소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기초유분과 가솔린과 같은 연료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철웅 박사는 "기존의 두 가지 반응을 하나의 반응으로 일어나게 하려면 새로운 촉매를 디자인하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박사는 "수소를 잘 만들 수 있는 촉매를 디자인하는 것이 첫째 임무고 다음으로는 촉매 제조 및 공정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촉매를 찾기 위해 문헌에 알려진 촉매부터 검토를 시작해 다양한 금속 성분과 담체의 조합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3차원의 규칙적 다공성 탄소체를 기반으로 한 혁신촉매를 바탕으로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금속담지촉매는 다공성 탄소체에서 금속의 반응을 활성화되도록 디자인 된 것으로 백금과 비용이 저렴한 철금속을 함께 사용했다. 실험결과 듀메식 교수가 개발한 촉매 및 현재까지 보고된 문헌결과들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촉매 개발은 재현성도 중요하고 산업화를 위해 경제성도 갖추기 위한 어려움이 있다. 1단계 연구어 이어 현재는 촉매를 오래 쓸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또 백금의 비용이 높기 때문에 백금 함량을 줄여 경제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광은 박사는 "APR 공정을 이용해 바이오가솔린 제조에 필요한 수소를 확보하고 수소연료전지 분야에도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기존의 연료전지 생산 공정에서는 1만ppm 이상의 CO가 배출됐지만 APR 공정으로 대체하면 CO가 100ppm이하로 나오기 때문에 추가 처리 없이 바로 연료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APR 기술 개발을 위해 세계적인 연구그룹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최근에는 듀메식 교수 실험실의 인 G. Huber 그룹과의 공동연구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김철웅 박사는 "화학연 촉매공학그룹은 석유화학고도화와 저급유분을 고도화하는 새로운 촉매기술을 개발과 천연가스, 바이오매스를 통한 석유화학 산업 대체 물질을 개발이라는 두 가지 큰 목표를 위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석유화학의 난제인 벙커씨유, 아스팔트와 같은 저급 유분을 새로운 촉매를 이용해 활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철웅,정광은 박사는 APR 공정을 이용해 바이오가솔린 제조에 필요한 수소를 확보하고
수소연료전지 분야에도 진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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