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풍력발전 연계 해수담수화 플랜트 실증운전 성공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의 메카 에너지연 'JGRC'를 가다

제주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북서쪽으로 1시간 정도를 달리면 도착하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이곳의 바다는 유난히 푸른 빛이다. 광고 문구처럼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곳에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황주호) 산하 '제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연구센터(JGRC)'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파란 하늘과 바다, 바람, 그리고 목초만 무성했지만 JGRC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풍력발전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기술이 이곳에서 개발되고 시험운전을 위한 실증 플랜트까지 가동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에너지연 제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연구센터(JG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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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의 메카 'JGRC'

에너지연 JGRC 김동국 박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국지적인 물 부족 해결과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고립지역을 위해 중소규모의 새로운 해수담수화 모델로 담수 1톤 생산에 12kWh 에너지가 소요되는 '고효율 무방류 풍력발전 연계 MVR해수담수화 파일롯 플랜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실증운전에 성공했다.

JGRC에서 만난 김 박사는 "풍력발전과 연계한 MVR 해수담수화 시스템 개발을 통해 해양생태계를 변화시키는 농축염수를 고부가가치의 미네랄이나 소금으로 제조해 담수시설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며 "운전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해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고립지역에 독립적인 담수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인구 증가에 따른 물 사용량의 급증, 경제성장과 도시화에 따른 생활 폐수 및 공업용수의 수요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국지적인 물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에는 전 세계 물 수요량이 지난 1995년 수준보다 약 40%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급격한 수요 증가로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물 부족 현상으로 인해 수도 및 하수처리장 등의 시설이 정비되어 있지 않은 도서 및 해안지역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만큼 국지적 물 부족지역 여건에 적합한 중소규모의 독립전원용 해수담수화 플랜트 시설 개발이 필수적이다.
 

▲출연연 홍보협의회와 대덕특구 기자단이 연구책임자인 김동국 박사로부터 관련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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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풍력발전 연계 MVR 해수담수화 플랜트 개발

이번에 개발된 플랜트는 15℃의 용암해수가 예열기를 거쳐 온도 상승(70~80℃) 후 열교환기를 통해 증발기로 보내지고, 증발기에서는 증발을 통해 생성된 100℃의 증기를 MVR(기계적 증기 압축기)에서 가온·가압해 110℃의 증기로 만들게 된다. 110℃의 증기는 열교환기로 들어가 예열기를 거친 용암해수의 온도(70~80℃)를 상승시키고 응축수 탱크에 저장되며 응축수 탱크에 저장된 응축수는 다시 예열기에서 15℃의 용암해수와 열교환을 통해 용암해수의 온도를 상승시킨 후 담수 탱크에 저장되는 순환 구조로 운전된다.

증기를 가온·가압하기 위해 MVR시스템을 거치며, 이때 사용되는 전력량이 풍력발전을 통해 해소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번에 개발된 풍력발전 연계 MVR해수담수화 플랜트는 JGRC에 설치되었으며 하루 최대 75톤 용량의 용암해수를 처리할 수 있고, 지난 6월까지 실시한 실증운전 결과 12.4kWh의 에너지만 투입되면 담수 1톤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지금까지 상용화된 증발법에 사용된 에너지 대비 18% 수준으로 최고 효율을 나타내고 있어 증발법 중 가장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VR 해수담수화 플랜트. ⓒ2012 HelloDD.com
◆"고립지역 물 부족 우리가 해결한다"

김 박사는 "MVR해수담수화 시스템은 담수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원인 풍력과 연계해 구축함으로써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풍력의 시간대별 발전량에 맞춰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고립지역에서도 독립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고효율 담수플랜트를 국내 자체기술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존의 증발 담수화 과정과 달리 농축수를 방류하지 않는 친환경 담수 시스템으로 농축방류수로 인한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근본적으로 배제시켰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 박사는 "기존 증발법에서는 담수화 과정의 부산물인 농축염수를 바다에 방류시켜 염도 증가, 해수 온도 상승, 탁도 증가, 화학첨가제 오염 등으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하지만 풍력발전 연계 MVR해수담수화 시스템은 담수 후 남은 농축수를 방류하는 대신 '결정화 농축장치'를 통해 18% 이상의 고농도로 농축시켜 소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응용, 플랜트의 부가가치를 현저하게 높였다"고 말했다.

한편 김녕리 일대 10만2637㎡(약 3만1048평) 부지에 조성된 JGRC는 지난해 11월 14일 완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곳에는 연구동과 대형실험동, 특수 창고동, 연구지원센터 등이 조성되어 있으며 센터 앞 바다에는 해상풍력 시설이 위용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센터 설립에는 총 24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JGRC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연구성과 등을 둘어보고 있는 출연연 홍보협과 기자단.   ⓒ2012 HelloDD.com

▲에너지연 JGRC 앞 바다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시스템.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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