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진 인하대·이철구 고려대 교수팀 규명 "남성호르몬이 좌우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수명 짧은 이유 밝혀내…수명연장 연구 지평 넓혀

▲민경진 인하대(왼쪽)·이철구 고려대 교수.
 
ⓒ2012 HelloDD.com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원래 그렇지 않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한 상식으로만 여겨왔던 주제의 답이 시원하게 풀렸다.

남성의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원인이 바로 '남성호르몬'에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의 조선시대 환관족보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 자료를 통해 남성의 수명 연장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민경진 인하대학교 교수와 이철구 고려대학교 교수가 주도하고 박한남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최신 생물학(Current Biology)'지 최신호(9월 25일자)에 발표됐다.

남성의 평균 수명은 여성에 비해 약 10% 짧다.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동안 이 원인에 대해 많은 이들이 가설을 제시해 왔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남성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었다. 남성호르몬은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고,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일부 환관들의 생존 기록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2012 HelloDD.com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거세'가 동물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됐지만, 사람의 거세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조선시대 환관들의 족보를 분석해 환관들이 같은 시대 양반들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규명해냈다.

연구팀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선시대 환관들은 평균 수명이 70세로 당시 51∼56세를 살았던 양반들에 비해 최소 14년 이상 오래 살았다. 특히 조사한 81명의 환관 중 3명은 100세를 누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일부 환관들이 수명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 재확인됐다.

민 교수는 "지금까지 다른 문화에서도 환관은 존재했지만, 입양을 통해 대를 이은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해 가능했던 연구"라며 "향후 중년 이후 남성호르몬 차단을 통한 항노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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