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너' 분야 선두…영등포 공구상가에서 대덕 대표기업으로
완성차 부품의 20%…"정밀단조 기술개발로 차량 경량화 앞장"
진합은 1978년 서울 영등포에서 소규모 공장으로 출발해 34년간 파스너 제조 한 우물만을 파왔다. 흔히 말하는 '볼트 너트'로 무슨 매출이 될까 싶지만 2006년 1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4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영섭 회장이 자주 하는 얘기가 있다. "제아무리 값비싼 차도 결국엔 볼트 너트가 기본이다. 진합태산(塵合泰山)이란 고사성어도 있다. 티끌모아 태산이란 말처럼 30년 넘게 일하다보니 어느새 2000억 매출기업의 대표가 돼 있더라."
◆"선재(線材) 다루며 다져진 30년 금형 기술…국내 차부품 리더 성장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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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합의 파스너 제품. 왼쪽은 차량 외장용, 오른쪽은 엔진용 연결재. ⓒ2012 HelloDD.com |
흔히 볼트와 너트를 예로 들지만 파스너는 용도와 형태에 따라 다양한 가공법과 특수처리가 필요한 정밀부품이다. 진합의 파스너는 헤딩·롤링·커팅·열처리·도금 등 6~7단계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차체의 부위마다 크기와 형태가 다른 수만 종의 파스너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가공기술이 요구된다. 진합이 만드는 파스너 중 '아이볼트(eye-bolt)'는 엔진 냉각장치와 제동장치를 연결하는 동시에 정교하게 가공된 구멍을 통해 오일·냉각수의 통로로 사용된다. 차륜정렬과 충격흡수를 위한 서스펜션도 파스너의 일종이다. '브레이크 호스 피팅'은 브레이크드럼에 정지신호를 전달하는 부품이다. 완성차업계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것을 진합이 자체기술로 국산화해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일으킨 부품이다.
진합은 이 분야에서 국내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진합기술연구소의 최정묵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1500kg 내외의 중형차에 약 4000개 가량의 파스너 제품이 들어간다. 완성차 전체부품 2만개 중 약 20%의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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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 회장. ⓒ2012 HelloDD.com |
진합은 전세계 파스너 관련 핵심기업의 협의체인 GFA(Global Fastener Alliance) 회원기업이다. 한국 기업으론 유일하다. 또 이 대표는 2002년부터 10년간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30년 넘게 파스너를 만들면서 기초소재인 선재(線材)를 세밀하게 가공해내는 금형설계 기술을 터득하게 됐다"고 말한다. 일찌감치 연구개발에도 눈떠 1990년대 초반부터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진합을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리더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 '알루미늄 볼트' 개발로 차량 경량화 선도…"지역 기업과 상생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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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묵 수석연구원. ⓒ2012 HelloDD.com |
최정묵 수석연구원은 "진합의 새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경량 부품과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며 "기존 제품의 정밀도와 균일도 향상과 함께 정밀단조 등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또 "차량이 경량화되려면 플라스틱 고분자재료의 사용 역시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전 지역 금형업계와 협력하는 방안 역시 계속해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진합기술연구소는 최근 대전 금형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남대학교 대전금형RIS사업단(단장 조재흥)과 교류를 강화하며 미래 먹거리 창출과 지역기업 상생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어 대전 지역 금형기업들이 플라스틱 고분자재료의 사출 부분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하며 "금속 분야의 연구개발이 좀더 활성화된다면 진합과 지역 금형기업 간에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더 많이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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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딩·롤링·커팅·열처리·도금 등의 공정이 진행되는 진합의 공장 내부. ⓒ2012 HelloD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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