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철 천문연 박사팀 개발 "나로과학위성이 첫 시험 무대"
우리 기술로 우리 위성 추적…2015년까지 1m급 개발 예정

한국의 첫 위성발사체인 나로호의 발사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발사 이후 위성의 궤적을 쫓을 위성추적시스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인공위성 레이저 추적 시스템(이하 SLR)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판'이 국내에서 벌어지는데, 그 첫 시험 대상이 나로과학위성이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필호) 임형철 박사팀이 개발한 SLR 시스템은 얼마 전 시험 운영을 마친데 이어, 지난 달 26일 레이저 사용을 승인받았다. 쉽게 말해 SLR은 레이저로 위성의 위치를 알아내는 시스템이다. 지상에서 레이저를 위성에 쏘면 그 빛이 위성 레이저 반사경에 맞아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거리를 측정하는 원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SLR은 2만5000km 상공에 있는 위성 위치를 mm 수준의 오차로 추적할 수 있다. 추적을 하려면 위성에 레이저 반사경이 붙어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위성 중 레이저 반사경을 탑재한 위성은 아리랑 5호 위성과 나로과학위성 2개뿐이다.

아리랑 5호의 경우 러시아 로켓 사정으로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돼, 사실상 SLR의 능력 발휘는 나로과학위성과 함께 진행되게 된 셈이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 기술로 우리 위성을 추적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천문연 내 SLR 시스템. ⓒ2012 HelloDD.com

연구책임자인 임형철 박사는 "SLR은 컨테이너에 레이저 발생장치와 위성에 녹색광 레이저를 쏘는 지름 10cm 망원경, 위성에서 반사된 빛을 받는 지름 40cm 망원경을 갖추고 있다"며 "나로과학위성 윗부분에는 원통형의 레이저 반사경이 있는데, 이는 도로에 있는 돌출형 반사경과 비슷한 원리로, 지상에서 레이저가 어느 쪽으로 가든 정확히 90도로 꺾어 지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SLR은 자국의 군사 정보를 수집하는 스파이 위성을 감시하는 등 군사적 활용도가 높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우주 선진국 20개국은 이미 SLR 40여 기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임 박사는 "이번 인공위성 레이저 추적 시스템 개발 성공은 우리나라 역시 독자적인 우주감시 체계 구축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또한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우주 잔해물 추적도 SLR로 해결, 우주 선진국 진입 위한 기본 준비
 

▲(위)레이저가 방출되는 모습. (아래)위성으로 향하는 레이저. ⓒ2012 HelloDD.com

"아주 작은, 예를 들어 1cm 정도의 잔해물이 우주에 떠돌아다니다 인공위성과 만나면 위성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초속 10km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그 위력은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감시를 해서 사전에 경고를 해야 한다.

위성 궤도를 바꾸는 등의 시도로 충돌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그야말로 수백 억에서 많게는 수천 억까지, 인공위성 제작은 국가의 명운을 건다고 할 정도로 범위가 큰 사업이다. 우주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인공위성을 많이 만들수록, 우주산업에 집중할 수록 예산은 많이 들어가게 된다.

임 박사는 "인공위성이 많이 만들어질수록 위성을 보호하기 위한 체계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주 왕복선을 보내는 우주 선진국에서는 사람 목숨과 직결돼 있다는 생각에 지속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에 있다가 위성 관련 일을 계속 하고 싶어서 연구소에 들어왔다는 그는 첫 개발에 성공했을 당시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관측에 성공했을 당시 너무 행복했다.

그보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런 시스템을 갖췄구나'라는 생각에 자부심이 느껴졌다"며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천문연은 2015년까지 세종시에 SLR 관측소를 추가로 설치해 지구로 추락하는 5cm 크기의 우주잔해물도 감시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총 230억 원이 투자된다. 한편 1·2차 나로호 발사 때는 중국과 일본의 SLR 관측소가 위성 추적을 맡았다. 이번 3차 발사는 중국 SLR 관측소와 천문연 이동형 SLR이 맡는다. 임 박사는 "나로과학위성의 궤도가 안정되는 두 달 후부터 본격적인 추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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