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욱 박사팀, 태양광 이용 '광학이성질체' 제조기술 개발
부작용·독성없는 의약품·고부가 정밀화학제품 생산 길 열어

국내 연구진이 태양광 에너지로부터 유용한 '광학이성질체' 화합물질만 선택적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재현)은 백진욱 박사 연구팀이 태양광을 이용해 원하는 고부가 광학이성질체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제조하는 획기적인 인공광합성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화합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하게 되면 통상적으로 두가지 구조의 광학이성질체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의약품의 경우 하나는 인체에 해가 없고 치료 효과도 좋지만, 다른 하나는 생명을 위협할 만큼 해로울 수 있는 이성질체가 동시에 만들어진다. 같은 화학구조를 갖고 있어도 오른손에 해당하는 부분은 사람에게 '약'이 되고 왼손은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광학이성질체인 두 분자는 구성 원자와 분자구조, 특성 등이 매우 흡사해 정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화합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할 때 원하는 한가지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화학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지난 2001년 광학이성질체 관계에 있는 두 화학물질 중 유용한 것만을 분리·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한 공로로 일본 노요리 료지 교수 등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광-바이오 인공광합성시스템 미래 목표. ⓒ2012 HelloDD.com

태양광 에너지로부터 광학이성질체 화합물질 중 유용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합성·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은 백 박사팀이 처음이다. 백 박사팀의 연구 결과는 광학이성질체 특성상 동일한 화학구조식을 갖고도 전혀 다른 성질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독성이 없는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인공광합성의 길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백 박사팀이 개발한 '광-바이오 인공광합성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시스템은 태양광을 이용해 시스템 내에 그래핀계 광촉매 물질과 이에 합당한 효소만 넣어주면 화석연료 등 추가 에너지 투입없이 부가가치가 높은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념이다. 광촉매 광-바이오 시스템에 원료 물질과 효소를 교체하면 원하는 물질만을 선택적으로 얻을 수 있다.

백 박사는 "광-바이오 인공광합성시스템은 지구온난화나 에너지 자원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녹색원천기술"이라며 "앞으로 태양광을 이용해 의식주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태양광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학연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비 전액을 장기간 지원하는 'KRICT 2020 Project'를 추진하고 있으며 백 박사팀의 연구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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