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종원의 IT 컨버전스]

중국은 1970년대 이미 자체 로켓을 발사하는 등 자체 기술 확보에 주력, 무인 우주선은 물론, 유인 우주선과 우주정거장 발사 및 도킹 성공으로 세계 수준의 우주 기술을 확보하였다. 일본은 H-IIA 발사체를 상용화 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 기술을 확보하고, 특히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기술을 일본의 60년대 수준이라 힐난하고 있다.

우주 기술은 국가전략기술로 민간 기술과는 다른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발사체 기술의 경우 곧바로 탄도미사일 기술개발로 연계되는 등 국가 안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술이전이 불가능한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에 우주개발 경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은 최근에 사람을 우주 공간으로 실어 나르는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지난 5월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가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성공리에 발사되어 우리 국민들을 기쁘게 하였다. 아리랑 3호는 0.7m급 고해상도 영상획득이 가능해 지상 685m 고도에서 자동차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리랑 2호에 비해 한 단계 성능이 고도화 되었다.

반면에 요즈음 우리 국민들은 나로호 3차 발사가 지연되어 우주의 높은 벽과 발사의 신뢰성이 낮음을 실감하며, 자체 발사체 기술개발 등 우주기술 자립화를 요구 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을 위시한 우주 강국들의 날로 심각해지는 기술 보호와, 일본과 중국의 가속화되는 우주개발 투자를 볼 때, 우리의 우주개발 계획이 아직은 우주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미흡한 점이 많다.

미국은 이미 2015년까지 달 유인탐사 재개, 2025년까지 화성 탐사를 위한 달기지 건설이라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일본은 2015년까지 달 무인탐사, 2025년까지 달 유인탐사 계획을 발표하였다. 중국도 역시 2050년 우주과학발전 로드맵(2009)을 통해 우주과학기술 발전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세계 각국의 달과 심우주(Deep Space) 탐사는 단순한 계획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로 볼 때, 향후 우주 선진강국과 대등한 규모의 달 탐사나 심우주 탐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주에 설치할 우주국의 궤도, 위치, 주파수, 전파재원 (주파수대역, 전력, 밀도 등) 등의 자원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우주 자원은 우주측지·측량, 국토계획, 일기 예보, 환경오염 관리, 물류관리, 어장관리, 군사·정보체계, 위성통신, 위성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됨으로써 정보, 교통, 농업, 해양, 국방, 기상, 환경, 방재 등 전 산업분야의 고 부가가치 첨단산업의 근간이 되며, 정밀가공, 전자통신, 항공우주부품, 신소재 등 관련 산업에의 기술 파급을 통해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국가적 자산이다.

이렇게 위성을 이용한 우주탐사, 기상관측, 위치정보, 우주과학실험, 통신, 방송, 해양, 방재 등 각종 위성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수요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우주 자원은 한정되어 있어 이의 확보는 점점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한정된 우주 자원을 얼마만큼 이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우주 산업 및 관련 첨단산업의 제공 범위가 결정되므로 국가 차원에서 우주 자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위성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 위성 망(Network) 간 주파수 공유, 위성 망과 지상 망 간 주파수 공유 등의 확보 자원의 관리, 유지, 보호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적극적인 우주 자원의 확보 및 이의 체계적인 관리를 국가적인 차원에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우주 기반 첨단 ST(우주기술)·IT(정보통신기술) 융합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주공학, 정보통신공학, 전기전자, 컴퓨터, 측위, 물리, 소프트웨어, 외교, 통상, 경영 등의 학문이 융합된 맞춤형 인재 양성도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된다. 대통령 선거전이 가속되고 있는 요즈음 복지 및 정치혁신 정책 등 만이 거론될 뿐 우리나라의 미래 지식융합산업으로 국가방위 및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ST·IT 융합산업 발전 정책은 전무한 것 같다.

우리나라 ST·IT 융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ST·IT 융합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면, 대표적 ST·IT 융합 산업인 '국내외 위성 서비스 사업'을 통하여 경제적 이익 창출뿐만 아니라 위성을 통한 요즈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한류문화 서비스를 전 세계로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우리나라 우주 자원을 총체적으로 주관하는 우주 자원 전담조직을 설치 운영 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는 우주 자원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 기업의 ST·IT 융합 산업 진출 및 확장에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 ST·IT 융합산업의 꽃인 고성능 위성 탑재체(예를 들면, 통신탑재체, 기상탑재체, 군사탑재체 등)를 자력으로 개발한들 자력개발의 우주발사체가 없으면 위성 탑재체는 무용지물이 될 것임을 우리 모두는 상기하여야만 한다.
 

▲은종원 교수
은종원 교수는 유타주립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취득 후 NASA 마샬 스페이스 플라이트 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한국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20여 년간 책임연구원으로, 한국과학재단 국책사업단 우주단장으로 재직했습니다.

2009년 9월부터 남서울대학교 정보통신과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은 교수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월드 DMB포럼' 부회장으로 지상파 DMB 확산에 기여했으며, 최근에는 오피니언리더그룹에서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 교수는 '은종원의 IT 컨버전스'를 통해 IT에 기반한 다양한 융합기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정보화 사회에서 융합사회로의 전환됨에 따라 전반적인 변화의 필요성과 문화와 과학의 융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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