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연세대 교수팀 '휘어지는 멀티레벨 메모리소자 생산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용액공정으로 멀티 레벨 메모리 소자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성능은 2배 이상 높아진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 휘어지는 유연한 디스플레이 상용화 개발 추세에 따라, 이를 뒷받침할 유연한 메모리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차세대 유연한 반도체 메모리인 강유전체메모리는 외부에서 전기장이 가해지지 않아도 전기 양극이 생기는 현상을 유지하는 물질인 강유전체를 절연막으로 사용한다. 여기에 전압을 가해 분극의 방향을 조절함으로써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강유전체 메모리는 속도가 빠르고 전원 없이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등 장점이 많아 전 세계 공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분자를 이용한 휘어지는 메모리는 여러 차례 개발됐지만, 대부분 하나의 셀(Cell)당 1bit, 즉 0과 1의 두 가지 상태만을 저장할 수 있는 집적도가 낮은 소자였다. 또한 고분자를 이용한 저항메모리 경우에는 여러 가지 상태를 저장할 수 있는 멀티 레벨의 특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유연성이 없으며, 셀에 쓰고 지우기를 어느 정도 반복하면 메모리 소자로서의 기능을 잃는 단점이 있었다.

박철민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전압의 크기를 변화시킴으로써 강유전체 고분자의 분극을 부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이 원리를 이용해 신개념의 유연한 '멀티 레벨' 강유전체 고분자 메모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박 교수팀은 강유전체 고분자에 잔류한 분극을 조절하는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소자보다 집적도가 높은 메모리 소자를 저렴하고 간단한 용액공정을 통해 제작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차세대 유연한 메모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메모리에 쓰이는 반도체 물질을 제작함으로써 기존에 개발된 유·무기 복합 메모리 소자보다 더욱 유연할 뿐만 아니라 읽기와 쓰기 등 4가지 이상의 상태를 기억하는 등 특성과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a)이번 연구에서 쓰인 고분자 강유전체와 반도체를 이용한 강유전체
메모리의 구조 그림(좌) 메모리 구조의 단면 SEM 이미지(우 위)
/제작된 소자의 실제 사진 이미지(좌 아래)        
(b) 제작된 강유전체 메모리의 소스-드레인 전압과 전류의 그래프        
(c) 게이트 전압에 따른 소스-드레인 전류를 나타내는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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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압으로 강유전체 고분자의 분극을 부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이 현상을 실제 메모리 소자에 적용해 전 세계 선진기업에서 주목하고 있는 유연한 고분자 메모리 소자의 집적도를 높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박 교수와 황선각 박사과정생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ERC)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학술지인 'Advanced Materials'지 최신호(11월 20일자)에 내부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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