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두의 자연 속 과학]
초발수 표면은 물과 표면의 접촉각이 150° 이상이며 오염 물질이 있을 때 물만 뿌려주어도 자기 세정 특성을 보이는 친환경적인 자연모사기술이다. 연잎 표면의 초발수 특성을 유리 표면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세 입자 단일막 코팅 기술과 대기압 플라즈마 식각 기술이 핵심 기술이며, 대면적화가 가능한 저비용·고효율의 재현성이 우수한 친환경 공정으로 개발되었다.
개발된 공정기술은 건축 유리, 자동차 유리, 핸드폰 외장 케이스, 태양전지커버유리, 플라스틱 용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막대한 시장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녹색기술에 기반을 둔 녹색경제의 진보된 개념인 청색경제(Blue Economy)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벨기에 태생의 사업가이자 환경운동가인 군터파울리는 그의 저서 청색경제에서 2020년까지 자연에서 배운 100가지의 혁신기술로서 1억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는 전 세계에서 많은 사업가, 정치가, 발명가, 연구자 등이 모인 '블루에코노미 월드 서밋 2012'가 개최된 바 있으며, 내년 4월에도 또 개최될 예정이다.
청색경제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서 탄소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자원을 이용하면서 경쟁력 있는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지니스모델과 혁신적인 경제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청색경제는 자원순환형 경제구조를 강조하는 개념으로서,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혁신적인 경제 체제 구축과 자원낭비를 최소화한 순환 시스템이라고 요약된다.
국내에서도 청색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색기술연구회가 발족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녹색기술은 기존 방식을 개선하여 탄소발생을 줄이고자 하는데 반해 청색기술은 원초적으로 환경오염과 탄소 발생이 없는 자연생태계로 부터 영감을 얻어 친환경적이면서 경제발전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발전은 모든 나라가 추구하는 대의명제로 다가오고 있다. 지속가능 발전에 필수적인 지속가능기술은 바로 환경보전, 경제발전, 동반성장, 고용창출, 안전사회 구현 등을 표방하고 있으며 청색기술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다. 2012년 6월 리오에서 개최된 유엔 회의에서는 지속가능 소비와 생산, 식품 안전 및 지속가능 농업, 지속가능 에너지, 물 공급, 지속가능도시, 그린 고용, 재해·재난 방지 등의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중에서 특히, 지속가능 소비와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미국 상무성에서는 지속가능생산이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공정을 사용하여 에너지와 자연자원을 절약하고, 종업원, 지역사회, 그리고 고객에게 안전하며 경제적으로 건실한 제조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경제적 가치 중심에서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하며, 제품의 수명을 자원 채취, 생산, 활용, 재사용, 폐기 등의 전 단계를 고려하며, 동반 성장 중심으로 사회 책임, 환경 보호, 지역 사회 의견 수렴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작년 미국에서 발표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자연모사·생체모방기술을 통해 미국 GDP 300억 달러(330조원), 세계 GDP 1조 달러의 부가가치와 미국 내에서 1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과학재단에서 발간된 정책브리핑에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연모사 과학과 공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연모사기술이 이제는 순수한 과학기술 발전을 뛰어넘어 지속가능 발전과 청색경제를 달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과학기술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지속가능기술에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
댓글 정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