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의 see the sea]우리는 무엇이 더 필요한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바다로 온통 둘러 쌓인 섬나라 일본은 그 어느 나라보다 해양에 대한 애착 및 관심이 아주 높다. 일본 역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일들, 시간이 흘러 현대에 와서도 문화, 정치, 경제 여러 부분에 바다의 모습은 여러 형체를 띄고 나타난다. 이러한 바다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일본은 이를 통하여 문화적, 경제적, 기술적 여러 면에서 이와 관련된 부분에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으면서도 바다는 단지 그리움과 두려움의 존재로만 여겨졌던 근·현대의 우리로서는, 이제는 시각을 조금은 달리하여 지금까지 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를 통한 해양 연구 뿐 아니라 해양 관련 문화의 발굴, 해양 산업의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야 할 듯 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일본의 해양 연구의 가장 선두에 있는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의 최첨단 연구 설비 및 장비, 인력, 연구 내용 등 하드웨어적인면과 소프트웨어적인면 등 종합적인 고찰로 향 후 우리나라 해양연구가 가야할 길에 대해 무엇이 더 필요한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JAMSTEC(일본해양연구개발기구) 본부는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스카(橫順賀)시에 위치해 있다.
요코스카 본부는 1972년 설립, 바다에 인접한 암벽을 가지고 있어 연구선들의 모항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연구소에 들어가면 정문 바로 앞에 배가 정박할 수 있는 암벽이 있고, 그 반대편에 건물들이 나란히 나열되어 있어 연구실,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 인프라를 살펴보면 지난해 4월 기준 총 1193명의 직원이 있으며 그 중 연구 분야에 620명, 개발과 진행부문에 396명, 관리부문에 171명이 근무하고 있다.

JAMSTEC이 세계에서 앞선 부분 중 하나는 최첨단 장비와 시설이라 할 수 있다. 우선 해양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인 연구선을 보면 무려 8척이나 있다. 가장 큰 5만6000톤의 심해 시추선 'Chikyu', 8600톤의 해양지구연구선 'Mirai', 잠수정의 모선으로 주로 사용되는 4000톤 전후 연구선 3대, 3300톤, 1700톤 각 1대, 그리고 동경대학교 해양연구소로부터 몇 년 전 이양 받은 가장 작은 610톤의 연안역 전문 연구선인 'Tansei maru' 등이 있다.

유인잠수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까지 잠항 가능한 'Shinkai 6500', 지금은 잠항을 마친 'Shinkai 2000'이 있다. 심해 순항 탐사기 'URASHIMA'는 쉬지 않고 계속해서 317km를 탐사한 세계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무인잠수정 'Kaiko 7000-II', 'Hyper-dolphin', 'Deep-tow' 등 무수한 탐사 및 조사 장비가 있다.

이들은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록과 성능을 보유한 장비들이다. 이외에도 현재 새롭게 세계 최첨단의 기능과 성능으로 개발하고 있는 많은 장비들이 있다. 이들 장비들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주요 설비로 '고압실험 수조', '초음파 수조', '파동 수조', '잠수 시뮬레이터', '잠수 훈련 풀' 등 해양 연구에 필요한 거의 모든 시설을 갖추고 연구의 절대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본부에서 하는 중요 연구는 지구환경변동, 지구내부 다이나믹스, 해양·극한환경생물, 해양에 관한 기반기술개발이 대주제 연구 항목들이다.

대주제 안에는 다시 중규모의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고, 각 프로그램에는 소규모로 연구 주제별 연구팀이 있다. 소규모의 연구팀 안에도 다시 세부적인 여러 과제들이 있다. 연구실, 연구 실험실 이외에 여러 관련 시설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외부 방문자를 위한 '해양과학기술관'이다. 견학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비디오상영, 선박이나 잠수정 등의 시설 견학, 고압실증수조, 특히 유인잠수정 Shinkai 6500과 똑같은 크기로 내·외부의 시설 장비를 갖춘 모형이 전시되어있어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세계에서 흔치 않은 심해, 극한 생물을 살아있는 상태로 전시하고 있어 심해 눈먼 게, 새우류, 관벌레류 등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주된 부설 연구소들을 살펴보면 우선 요코하마 연구소(Yokohana Institute for Earth Sciences(YES))가 있다. 요코하마 시에 위치해 있어 본부와 아주 가깝다.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 컴퓨터 'Earth Simulator'가 있어 지구환경 예측 연구, 지구 내부 다이나믹스 연구 등의 시뮬레이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 위에 지구환경정보에 관한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하고 있다. 연구, 관측 활동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모아 전자정보 관리를 하며, 최신의 연구 결과를 일반에게 제공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또한 '지구 정보관'이 있어 연구나 관측 결과들을 데이터 자체나 영상 등으로 일반에게 공개한다. 영상 전시실, 도서관이 있으며, 서적, 간행물, JAMSTEC의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개인 견학이 언제나 가능하며, 공개세미나, 실험교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지구시뮬레이터 견학 등도 함께 하고 있다. 일반 공개 세미나에서는 연구자의 가장 최근 연구나 개발에 관한 내용 등도 공개한다. 또 다른 연구소는 본토의 가장 북쪽, 홋카이도 남쪽 쓰가루 해협에 접해있는 아오모리현 무쯔시에 있는 '무쯔연구소'다. 지구 온난화 등 지구환경 변동에 따른 해양의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해양의 탄소 순환과정이나 대기, 해수의 구조와 더불어 변동을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 연구소다.

이러한 현상은 북태평양이나 오호츠크해 및 북극해에 특히 현저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 해역들은 거친 파도, 낮은 온도, 나쁜 기상 등으로 연구하기 어렵다. 이의 대응으로 악조건에서도 안전하게 고정밀도의 관측이 가능한 세계 최대급의 해양지구연구선 '미라이'의 모항이 1995년 10월에 '무쯔 사무소'로 출발, 2000년 10월에 '무쯔 연구소'로 변경되었다.

이 연구소의 주된 연구는 '북태평양 시계열 관측 연구', '해양 이산화탄소 센서개발과 관측기반 구축'이 있다. 시설로는 연구선 '미라이'를 통해 얻어진 해양관측 수치 데이터의 처리, 보관, 채집된 시료 등을 처리하는 시료분석동이 있고, 열대역이나 적도역에서 해양을 관측하는 대형부 등 해양관측기기의 교정이나 정비를 하는 '관측기재정비장' 등이 있다.

그 다음 해양 수산물의 보고인 세토나이 해에 인접한 시코쿠 고치현에 '고치 코어 연구소'가 있다. 연구소 이름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굴착한 코어를 분석하고 연구, 보관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행하는 거점 연구소로 2005년에 발족했다. 2008년부터는 통합 국제 심해 굴착 계획(IODP)하에 세계 3대 코어 보관 거점의 하나로 인도양, 아시아, 오세아니아 역을 분담하고 있다. 2011년 4월 현재 93km에 이르는 코어 시료가 보관돼 있고, 세계 여러 곳에서 이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주된 연구를 살펴보면 '지진 단층의 물리, 화학적 성질의 연구', '미량원소·동위체 지구 화학의 수법을 사용한 해양 지작에 있어서의 물질순환 연구', '분자생물학·생물지구화학의 수법을 사용한 해저밑 생명권의 연구' 등으로 각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다음 일본의 서남쪽 끝 오키나와 현 나고 시에 자리잡은 '국제해양환경정보센터(GODAC)'가 있다.

오키나와 현 북부지역에 정보통신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고용창출 및 멀티 미디어분야 인재양성촉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아주 귀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심해영상이나 자료의 디지털화, 정리, 보존이나 웹사이트 등을 통해 해양·지구 환경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해양과학기술의 이해 증진을 위해 시설, 설비의 무료개방이나 각종 연수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이 외에 '동경 사무소'가 있다. JAMSTEC설치 시 동시 개설됐다. 국제해양환경정보센터에는 JAMSTEC을 지원하는 찬조회 사무실도 같이 있다. 찬조회는 약 100여개의 멤버로 구성된 기업들의 모임으로 매년 JAMSTEC에 일정 금액의 경제적 원조를 하고, JAMSTEC은 연구 결과를 보고 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한다. 회의실도 구비돼 있어 시간적으로 다른 지역 방문이 어려울 경우 이 곳을 활용해 관련자와 미팅을 하는 것도 효율적인 한 방법이다.

섬나라 이기에 해양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온 나라 일본. 그 나라의 해양 연구 중심에 있으며, 특히 대양 및 극한환경 연구, 최첨단 연구 장비에 있어 전 세계의 선두 자리에 있는 연구소 JAMSTEC. 단 하나의 연구소가 앞에서 언급한 아주 방대하고 다양한 해양관련 거의 모든 내용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최첨단의 장비와 기술, 막대한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는 오래전 MOU를 체결하였고, 근년에 들어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는 등 아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 하고 있다. 다양한 국제협력 뿐 아니라 실질적 공동 연구가 증가되고 있으며, 공동 관심 연구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도 하다. 향 후 보다 더 활발하고 효율적인 그리고 우리에게 정말 잘 맞는 해양 연구의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의 연구관련 기술 및 연구 자료, 시료들의 공동활용을 통해 우리의 해양 기술도 세계에서 선두자리에 서는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해 본다.
 

▲김동성 박사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이학부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반연구본부장과 해양생태계연구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양과학분야에 있어서는 베테랑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자문위원과 해양과학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위한 분과위원, 해양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등을 수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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