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계연서 '2012 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 성황리 개최
'기계·놀이 융합…나만의 오토마타 장난감 만들기' 주제로 기량 겨뤄

"멋진 오케스트라 앞에서 지휘하는 모차르트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마당을 나온 암탉' 동화책을 읽었는데,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주제로 오토마타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울산에 가서 고래를 봤어요. 파도가 넘실거리고, 돌고래가 뛰어노는 장난감을 갖고 싶었어요."

"요즘 대세는 싸이잖아요. 한국인으로서 너무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싸이가 춤추는 모습을 장난감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작디 작은 고사리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자 모차르트가 팔을 휘휘 저으며 지휘를 하기 시작했다. 병아리와 애벌레, 암탉이 제자리를 찾았고, 갈매기가 푸른 파도 위를 날았다.

15일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열린 '2012 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의 모습이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과학적 창의성을 뽐낼 수 있는 '2012 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가 15일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최태인)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기계제작 뿐만 아니라 발표력도 평가했다. ⓒ2012 HelloDD.com

이번 대회는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를 길러주기 위해 전국 초등학교 4~6학년생을 대상으로 '기계와 놀이의 융합, 나만의 오토마타 장난감 만들기'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오토마타(automata)'는 '간단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로 만드는 사람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조화롭게 융합돼야 한다. 뻐꾸기 시계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 시간마다 뻐꾸기가 시계 밖으로 나와 소리를 내는 뻐꾸기 시계는 태엽 장치를 동력으로 작동된다. 아이디어 스케치와 작품 기획서 심사를 통과한 73명의 학생들은 당일 제공된 재료를 이용해 자신이 예선에서 기획한 작품을 직접 만들어 시연하고 발표했다.

참가 학생들이 만들어야 하는 장난감의 규격은 가로 200mm, 세로 100mm, 높이 100mm 크기다. 이 규격 내에서 축, 캠, 링크, 기어, 벨트 등을 이용해 자신만의 창의적인 이야기가 담긴 오토마타 장난감을 만들어야 한다. 예선 제출 서류인 아이디어 스케치를 통해 이미 자신의 상상력을 구체화시킨 학생들은 대회가 시작하자마자 이리저리 도구들을 매만지며 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위험한 공구는 전문가들을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2012 HelloDD.com

4개 조로 나뉜 학생들은 각 조에 배치된 전문가들을 통해 자신만의 장난감을 만들어 나갔다. 물론 고민에 빠져 있는 학생들도 많았다. 당일 제공된 재료로 '어떻게 아이디어를 장난감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한 학생은 턱을 괴고 한참을 고민하더니 결심한 듯 가위를 들고 뚝딱 뚝딱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과학상자를 이용해 기능적인 측면을 주로 내세웠던 지난 대회와는 달리, 이번 대회는 기계의 여러 요소를 직접 만들어 결합해 최종 완성작을 만들어내야 했기때문에 부담감도 상당했다. 시간은 충분했지만, 처음해보는 작업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아이, 망쳤다'라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났지만, 그래도 포기하는 학생은 없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초롱 초롱한 아이들의 눈빛은 처음과 똑같았다.

12시부터 진행된 대회는 오후 3시에 마무리됐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장난감을 심사위원 앞에서 발표했다. 나름의 눈치싸움도 치열했다. 앞의 친구가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수없이 발표 내용을 되새겼다. 긴장한 듯 머뭇 머뭇대다가도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적절히 대처하는 모습이 자못 진지했다. 나무 젓가락을 포인터 삼아 발표를 진행한 학생도 있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결선에 오른 12개의 오토마타 작품. ⓒ2012 HelloDD.com

한 조에 3명씩 총 12명의 예비 수상자에게는 다시 한 번 발표할 기회가 주어졌다. 8명의 수상자를 가리기 위한 치열한 결선이 진행됐다.

투표하는 모습을 표현한 '오늘은 선거하는 날', 동생을 응원하기 위해 만든 '기타치는 동생', 강남스타일 노래의 말춤을 재현한 '오토말춤', 집 앞 공사장에서 본 포크레인의 부드러운 움직임이 인상깊어 만들었다는 '힘쎈 포크레인', 가족과 함께 한 제주도 바다낚시를 추억하며 만든 '어! 내 물고기 어디갔지?' 등 12개의 독창적이면서도 색다른 작품들이 평가를 받았다.
 

▲이번 기계제작대회에서 지경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동준(서울 원묵초 6학년)학생이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란 이 군 작품은 같은 제목의 동화를 오토마타로 구현한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스토리 텔링과 기계 구성 등 작품의 독창성과 완성도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만장일치로 대상으로 선정했다. ⓒ2012 HelloDD.com

심사 결과 영예의 대상(지식경제부 장관상)은 서울원묵초등학교 6학년 이동준 학생이 수상했다. 이동준 군은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오토마타로 구현했다. 작품의 완성도와 독창성이 뛰어나고,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금상(대전광역시 교육감상, 한국기계연구원장상)은 대전한밭초등학교 5학년 김기혁 학생과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 5학년 안예은 학생이 각각 수상했다.

최상규 심사위원장은 "레고 블럭이나 과학상자보다 기계를 직접 만들어서 결합해야만하는 어려운 미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경험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발표력 측면에서도 나무랄데가 없었다. 이같은 대회의 취지가 많이 알려져 많은 학생들이 엔지니어의 기본 소양을 키워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대상을 수상한 이동준 학생은 "생각을 못했는데, 수상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것이 많았다. 제작 기획부터 모든 것을 혼자 했기 때문에 더 뿌듯하다"며 "오토마타를 통해 꿈을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기계공학자가 꿈인 만큼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버블매직쇼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학생들. ⓒ2012 HelloDD.com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버블매직쇼와 자기부상 열차 시승, 자연모사 강연, KAIST 공부의 신과 함께하는 진로 토크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돼 많은 호응을 받았다.

최태인 기계연 원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조리있게 발표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과학 꿈나무들이 창의성과 상상력을 기르고, 과학 분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유익하고 다양한 과학문화 확산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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