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기계연 박사팀, 고성능 유연 전자소자 연속 생산기술 개발
기존 반도체 생산 인프라 활용…초기 투자비용 절감

동영상 구동이나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고성능 유연 전자소자를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최태인) 나노역학연구실 김재현 박사팀은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반도체 소자를 유연성이 뛰어난 폴리머 기판 위에 전사해 고성능의 유연전자소자를 양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개발된 기술은 롤 스탬프와 박막-롤러 사이의 하중 제어 기술을 이용해 무기물 반도체 소자를 빠른 속도로 대면적 유연기판에 전사함으로써, 유연 전자소자를 대량생산 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롤 스탬프 기반의 전사 기술은, 두께 0.05~10 마이크론 두께의 반도체 박막 소자를 서로 다른 두 개의 표면이 나노스케일의 간극으로 근접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인력반데르발스 힘을 이용해 롤 스탬프 위에 부착시키고, 이것을 다시 유연 모재 위에 옮기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전하이동도가 기존 유기물 소자보다 10~100배 이상 빠른 무기물 반도체 소자를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산화물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를 신축성이 높은 고무기판 위에 성공적으로 전사해 고성능 유연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두께가 800nm 수준인 이 박막 트랜지스터 소자는 5%의 변형률과 100회 이상의 반복시험에도 트랜지스터의 전기적인 성능을 그대로 유지했다.

또 전하이동도가 12㎠/Vs 로 상용 유기물 반도체 (0.4㎠/Vs) 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유기물을 활용한 유연 전자소자는 전하이동도가 낮아 e-book이나 일회성 RFID 등 정지된 화면에만 구현이 가능했던 반면, 이 기술은 HD급 동영상 구동과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또한 연필 두께에 감을 수 있을 만큼 정교한 고성능 유연 디스플레이나 접거나 감을 수 있으면서도 효율이 20%이상인 고효율 유연 태양전지, 인체에 부착 가능한 고성능 유연 컴퓨터 등 차세대 유연 전자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에 필수적인 공정 및 장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고성능 유연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어 초기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생산된 무기물 기반 전자 소자들은 특성 및 신뢰성이 유기물 소재보다 우수하지만, 쉽게 부러져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롤 스탬프 전사 기술을 이용하면, 무기물 기반 전자 소자들을 매우 얇은 박막 형태로 분리해 폴리머 기판 등의 유연 재료 위에 대면적으로 연속 전사할 수 있어 유연성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재현 박사는 "현재 고성능 유연 전자 시장은 실리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이은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2021년 무렵에는 442억 달러 규모로 성장,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세계 시장에 견줄 수 있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롤 스탬프 기반의 연속 전사 장비기술과 관련된 15개의 특허가 국내외에 출원 또는 등록된 상태에 있으며, 일부 특허는 아이펜(http://2ipen.com)에 기술이전돼 양산용 장비의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해당 연구결과는 2012년 11월, 유연 전자 및 기능성 물질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온라인 출판됐다.
 

▲롤 스탬프를 이용한 대면적 연속 전사 모습과 개념도.<사진=기계연 제공>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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