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윌, 콤팩트 열교환기 개발로 국내선점 후 세계시장으로
최영종 대표 "논문 읽으며 흐름 파악, 실패 시제품 반면교사"

열교환장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자동차, 에어컨, 냉장고부터 에너지 등 산업 공정에 바늘과 실처럼 사용되는 장치다. 열교환기가 처음 개발된 것은 130여년전. 그만큼 오래된 기술로 누구도 신기술 개발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발상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콤팩트 열교환기 국산화에 성공,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의 관심을 단번에 집중시킨 기업이 있다. 2005년에 설립된 대덕벤처 '이노윌(대표 최영종)'이다.

이노윌의 콤팩트 열교환기는 기존 유사 제품에 비해 크기는 줄이고 열효율성은 동일하거나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에너지 산업, 전통산업 등 다양한 산업과의 접목도 용이해 시장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매출액도 지난해 5억원에 이어 올해는 10억원이 예상되며 수직 상승하는 중이다.

최영종 대표는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그에 앞서 기술의 흐름을 읽기까지 1년 정도의 기간이 있었다"면서 "또 실패를 수없이 반복했지만 기술을 믿고 지원해 준 엔젤투자자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넘버링 개념으로 크기 키우고 열교환기 상용화에 성공

열교환기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액체, 가스 등을 뜨겁거나 차가운 상태로 바꿔주는 장치다. 원리는 뜨거운 공기가 굴뚝으로 빠져 나가면서 온도를 낮추는 것과 같다. 이노윌의 콤팩트 열교환기는 스테인레스 재질의 셀을 통과하면서 열을 낮추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제품에 비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크기는 훨씬 작게 만들 수 있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이노윌의 제품은 기존 유사 제품과 비교해 6분의 1정도 작다. 기술개발까지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이노윌이 연구 끝에 2007년 내놓은 열교환기 시제품의 크기는 25cm 정도. 여기서부터 제품화에 가속도가 붙는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큰 용량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이노윌이 선택한 방법은 용접방식이다. 그러나 지인들은 안 되는 기술로 일을 벌인다며 반대했다. 이를 제품화할 수 있는 기계도 없었다.

▲최영종 대표.  ⓒ2012 HelloDD.com

국내에서 장비업체를 못 찾은 최 대표는 수소문 끝에 미국의 업체를 발굴하고 설득해서 제품화하는데 성공한다. 자금은 몇몇 엔젤투자자들이 최 대표의 기술력을 믿고 리스크를 나누겠다며 투자해줬다. 결과는 성공. 130여년간 이어져오던 열교환기 기술을 국내 벤처가 국산화에 성공하고 주도권을 잡게 되는 순간이다. 거기에 폐열회수,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접목되면서 녹색전문기업으로도 인증받았다.

최 대표는 "이 기술은 물리적 원리와 기술이 합쳐져 나오는데 상용화는 사실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실패를 100~200번 이상 겪으며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소재마다 조건이 다른데 실패하면 소재뿐만 아니라 장비도 망가질 수 있어 그동안 투입된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며 기술개발과정을 돌아봤다.

이어 그는 "용량은 넘버링 개념으로 용접하고 쌓아가며 크게 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기술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실패한 시제품들을 버리지 않고 다 모아두고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회사 성장과 함께 탑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하루에 논문 5000개까지 보며 기술 흐름 파악, 위기가 기회로

"창업 후 바로 특허 문제로 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해외 논문을 보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키워드를 바꿔가면서 하루에 5000개씩 보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 방향을 읽어내게 됐습니다. 그런 노력으로 특허도 인정받고 콤팩트 열교환기도 개발했으니 위기가 기회가 된 셈입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최영종 대표의 창업 당시 사업아이템은 지금과 달랐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 역시 창업 당시 특허권 문제로 잠시 휘말리게 됐다. 기술에 자신있었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자료를 통해 대응하며 이노윌의 기술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사업 아이템도 지금의 기술로 바꿨다. 창업 초기부터 겪은 어려움은 오히려 최 대표를 단단하게 하는 바탕이 됐다. 학창시절부터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온 그였지만 창업 후 겪은 혹독한 과정을 통해 CEO로서 흔들림 없는 소신과 기술의 흐름을 먼저 읽는 안목을 키우게 된 것. 현재 이노윌은 지금까지 없었던 콤팩트 열교환기로 국내시장은 이미 선점을 하고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따라 시장 규모가 점점 확대되는 상황이다. 최 대표는 "앞으로 플랜트급 생산 설비 용량의 시장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면서 "대덕에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벤처들이 많다. 서로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네트워크 형성이 활발하지 않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덕의 벤처들이 가진 기술의 시너지를 위해 교류활성화에 좀 더 앞장서겠다"며 대덕특구 기업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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