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종성 해양과기원 박사, 서울대·美·日 연구진과 공동연구
중태평양 엘니뇨도 영향…극지역 기후변화 메커니즘 규명

27년만에 찾아 온 기록적인 한파와 잦은 폭설로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후 변화의 원인과 과정을 분석한 논문 2편이 국내·외 과학자들의 공동연구로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강정극)의 국종성 박사팀은 서울대와 미국 NASA, 일본 동경대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빙하기 극지역의 기후변화 원인과 새로운 타입의 엘니뇨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각각 발표했다.

해양과기원은 한국시각으로 7일 동시에 발표된 두 연구결과가 지구온난화와 이상 기온 등 지구기후환경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해수면 온도 및 해류의 흐름, 극지역 기후의 변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데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국종성 박사.<사진=해양과기원 제공> ⓒ2013 HelloDD.com

 

먼저 국종성 해양과기원 박사팀과 박록진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저술해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한 '급격한 극지역 온도 변화에 있어 미네날-먼지 에어로졸의 역할'은 극지방의 기후변화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연구팀은 빙하 코어(Ice Core)와 퇴적물 코어 자료를 이용해, 빙하기 때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먼지인 에어로솔(aerosols)의 급격한 증가가 극지역 온도 하강을 유도했음을 발견했다. 즉 빙하기와 간빙기 사이에 극지역에서 발생한 급격한 온도 변화가 대기 중 에어로솔의 양의 변화와 비례하고, 에어로솔이 태양복사에너지를 차단해 극지기후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밝혀낸 것이다.

국종성 박사는 "지구기후환경 변화에는 극지역 기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극지역의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 지역 온난화 및 해빙 감소는 최근 극심한 겨울철 한파와 깊은 관련이 있다"며, "그동안 극지역의 급격한 기후변화는 해빙-알베도 메커니즘 등 많은 연구에도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지만, '에어로솔'을 통한 새로운 접근은 향후 기후 변화 예측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빙-알베도(albedo) 메커니즘에서 알베도는 태양 에너지를 반사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해빙은 알베도가 너무 커서, 태양에너지의 대부분을 반사시킨다. 지구 온난화에 의해 해빙이 감소하면, 지표면의 알베도가 감소해 태양에너지를 더욱 많이 흡수하게 된다. 이는 지면의 온도 상승을 유도하고, 추가적인 해빙 감소, 알베도 감소를 유도해 극지역의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한편, 국 박사팀과 미국 NASA의 함유근 박사, 그리고 하와이대의 페이페이 진(Fei-Fei Jin) 박사가 공동으로 저술해 같은 날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게재한 논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엘니뇨 발생에 대한 열대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의 역할'이란 이름으로 발표된 논문은 중태평양 엘니뇨의 발생이 열대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규명, 이에 대한 메커니즘을 제안하고 있다.

중태평양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형적인 엘니뇨인 동태평양 엘니뇨와 비교해 전혀 다른 중위도 대기 순환 변동성을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2009년 해양과기원에서 같은 연구팀이 이와 같은 중태평양 엘니뇨가 지구 온난화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네이처지에 관련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연구팀은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와 강수, 바람장의 변화도 분석을 바탕으로 봄철 열대 대서양 온도의 하강이 서태평양의 바람장 변화를 유도해 그해 겨울 중태평양 엘니뇨를 발달시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지구 기후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중태평양 엘니뇨 예측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종성 박사는 "각각 동태평양, 중태평양으로 발생지역이 구분되는 두 가지 엘니뇨는 한반도 날씨에도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현상 중 하나"라며, "이번에 밝혀낸 중태평양 엘니뇨와 열대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의 상관관계를 활용하면, 봄철의 대서양 온도 변화를 바탕으로 같은 해 겨울철 한반도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해양과기원의 기본연구사업과 한국연구재단 R&D 사업의 지원에 의해 이뤄졌다. [중태평양 엘리뇨 관련 이미지 자세히 보기]
 

▲열대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낮았을 때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shading), 강수(dots), 바람장(vector)의 변화도. 봄철 열대 대서양 온도의 냉각은 서태평양의 바람장 변화를 유도해 그해 겨울 중태평양 엘니뇨를 발달시킨다. 이를 통해 한반도 겨울철 기후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지 자세히 보기]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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