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정책센터 '2013년 바이오 주력사업·투자방향' 포럼
최종소비자에게 부응하는 R&D…부처별 공동대응 전략 강조

국과위와 교과부, 농식품부, 지경부, 복지부 등이 올해 바이오분야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일반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생명·보건의료, 농림수산식품 등 연구개발 투자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센터장 현병환)는 9일 오후 2시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2013년 정부의 바이오 주력사업과 투자방향'을 주제로 '제38회 생명공학정책연구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5개 부처 관계자가 모두 참석해 올해의 바이오 투자방향을 발표했으며 제2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2단계(2012-2017) 목표에 맞추어 바이오 분야에 대한 주요 부처의 비전과 육성전략을 비롯한 2012년 실적 및 2013년 계획이 소개됐다.

교과부 양성광 연구개발정책실장을 비롯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태광 원장, 국과위 생명복지전문위원회 이영식 위원장의 축사와 함께 5개 부처의 발표가 이어졌다.

◆ 교과부는 신약개발, 유전체, 뇌과학…지경부는 개량신약…복지부는 보건의료 서비스 등
 

▲(왼쪽부터)국과위, 교과부, 농식품부, 지경부, 복지부 관계자들이 올해 BT R&D예산
활용에 대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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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위는 올해 '생명·보건의료'와 '농림수산식품' 두 개로 나눠 BT분야 R&D를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다. 국과위에 따르면 생명과 보건의료 R&D에는 올해 1조 138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농림수산·식품 R&D에는 올해 7409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에는 각각 9596억원, 7060억원이 투자됐다.

이용석 국과위 생명복지조정과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 보건의료분야의 투자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정부가)기초와 응용연구에 높은 비율로 투자하고 있으나 성과창출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글로벌 주도권 확보가 가능한 수준으로 생명·보건의료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현안 공공복지 및 기초·기반 기술 투자도 지속 확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BT분야 정부의 대표적인 사업인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에 전년대비 약 12% 증액한 1347억원을 투자하는 등 신약개발, 줄기세포, 유전체, 뇌 연구 등 국민 생명, 건강과 직결된 분야의 핵심원천기술 확보를 위하여 올해 BT 분야에 총 190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BT를 통한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과 일자리창출을 위하여 유전체, 오믹스 등을 연구하는 차세대바이오분야와 첨단의료기반기술분야에 대한 예산을 대폭 확대(2012년 420억→538억원)했으며, 뇌과학기술의 발전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는 만큼 뇌과학분야 5개년 기본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기반구축' 사업과 '전통천연물 기반 유전자-동의보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농림수산식품 바이오 R&D에 77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인 사업현황을 보면 ▲생명산업기술개발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 ▲첨단기술개발 ▲수산실용확술개발 ▲기술사업화지원 ▲가축질병대응 등이다. 신규사업으로 준비 중인 부분은 '농생명소재사업화 기술개발사업'과 '신 자산어보 프로젝트' 등이 있다. 지경부는 올해 ▲바이오 제약 산업이 조기산업화 ▲의료기기 글로벌 경쟁력 확보 ▲U-Health 수출산업화 ▲바이오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산업육성 등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의약품 신약개발이 단시간에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 제약사 역량에 적합하면서 단기세계시장진출이 가능한 개량신약개발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의료기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핵심의료기기 제품화 기술개발 사업에 2012년부터 2016년까지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지역별 특성화된 의료기기 클러스터도 지속 육성해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진행했던 ‘바이오의료기기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 및 '핵심의료기기 제품화 및 인증평가기술개발사업',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에 대해서는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올해 보건의료 R&D에 434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7.3% 증가한 금액으로 질병극복, 첨단의료 조기실현 및 신산업 창출, 보건의료 위기대응을 위하여 전략적 R&D 투자를 강화한다. 국민행복과 공감·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위한 보건의료서비스R&D사업과 기후변화 급·만성질병연구사업 등을 신규 추진한다.

◆ "국민이 공감하는 BT R&D 돼야"
 

▲토론자들은 '더이상 BT연구가 연구자를 위한 R&D가 아닌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R&D로 변화해야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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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를 위한 연구가 아닌 국민이 공감하는 연구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수행해야 한다"(권영근 연세대 교수, 장수익 충북대 교수)

"독일은 2011년 4개 부처 공동으로 BT 연구전략을 세운 바 있다. 우리나라 부처도 BT분야의 대응이 필요하다"(장규태 생명연 부장)

"최종소비자(환자)에게 부응하는 기술개발을 위해 의료진의 아이디어와 산업기술을 합쳐야한다."(이정신 서울아산병원 내과교수)

발표가 끝나고 국과위 이영식 위원장의 진행으로 이어진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국민들에게 필요한 BT연구를 수행할 것 ▲BT분야 인력창출과 일자리 창출 ▲중앙중심 R&D 수행체제에서 지방정부로의 변화 ▲기존기술을 활용한 BT복지 등을 당부했다.

권영근 연세대 교수는 우리가 가진 위기를 BT연구를 통해 해결함으로서 BT개발의 국민공감대를 이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국민들은 위기를 느끼는데 (인플루엔자 해결을 위해)우리가 하는 연구가 얼마만큼 경제적 가치를 바로 창출할 수 있는지 국민에게 알리도록 적절히 분석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석봉 대덕넷 대표도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BT분야 R&D를 강조하면서 "차기정부가 민생정부, 행복정부를 내세웠다. 연구를 위한 연구, 전문가를 위한 게 아니라 국민에게 와 닿는 R&D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국민 체감 R&D로의 변화를 요구했다. 이어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가 필요하다. 이해주체들이 모여 일방적인 토론보다 BT의 장기적 꿈을 마련하는 접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수익 충북대 교수도 "중앙정부 중심 R&D를 지방정부로 나눠줌으로써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지역에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를 수행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화와 연계되는 BT연구와 각 주체간의 융합도 강조됐다.

이정신 서울아산병원 내과교수는 기술자와 의료진의 아이디어 융합을 통해 글로벌경쟁력이 있는 의료제품을 개발해야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기술을 (BT쪽으로)산업화한다는 사람들이 의료계를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이 없다"면서 "환자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리드하는 의료진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합칠 때 글로벌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최종소비자에게 부응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또 그는 "'공공의료비를 어떻게 해결할까'가 모든 국가의 이슈인 만큼 보건과 바이오성과는 경제성뿐 아니라 사회비용과 간접비용 등 상상할 수 없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고 첨언했다.

장수익 교수 역시 사업화가 가능한 연구를 해야 함에 찬성하며 "연구성과를 평가할 때 실질적으로 산업화와 연계되는지, 어떤 것이 도움 됐는지도 평가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형 R&D라는 슬로건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이야기는 하고 있지 않다"면서 "한국인 게놈지도를 만든다고 하는데 외국장비를 사서 만드는 것이 과연 창조인가"라며 슬로건에 맞는 R&D 고민을 강조했다.

장규태 생명연 부장도 "원천기술을 개발해 사업으로 이어지는 연계형 프로그램과 시나리오형 프로그램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싱크탱크들이 BT와 인류난제 등을 이야기하지만 아주 제한적이다. 국가융합기술계획에 BT와 NT, IT, 물리학 등 타 분야 학제 간 융합이 이뤄져야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권영근 연세대 교수, 김용환 농식품부 전략기획처본부장, 장규태 생명연 부장 ,
이정신 서울아산병원 교수, 장수익 충북대 교수, 이영식 한양대 교수, 이석봉 대덕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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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분야 인력창출과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권영근 연세대 교수는 "바이오분야는 산업이 약하고 고용창출능력도 부족하다"면서 "실력있는 바이오, 제약기업을 정부가 적극 찾아 인력지원을 어떤 형태로 할 수 있는지 고민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장규태 생명연 부장도 "BT 취업률은 50%, IT 취업률은 80%로 BT계가 인력창출과 일자리 창출이 약하다"면서 "BT분야는 우수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유출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그는 "독일은 2011년 4개 부처 공동으로 연구전략을 세운 바 있다"며 우리나라도 부처의 공동연구 전략을 제안했다.

토론이 끝나고 참석자 발언시간에서는 ▲5개 부처 실무진의 BT공동 연구방안 마련 ▲기존 BT 기술을 활용한 융합연구 ▲글로벌 시장변화에 따른 BT전략 ▲생명복지와 함께하는 생태복지방안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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