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 포스텍 교수팀 새로운 물리영역 규명
기존 물리학 이론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 제시

'양자물리'와 '고전물리' 중간에 새로운 물리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계가 지금까지 정설로 받아들이던 이론과 전혀 다른 새로운 것으로, 앞으로 이론적·실용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포스텍 김윤호 교수 연구팀이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이론연구진과 양자물리적인 특성에서 고전적인 특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양자-고전 전이)을 공동연구한 결과, 양자물리와 고전물리 중간에 존재하는 새로운 물리영역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양자물리는 원자나 소립자 등 미시세계의 현상을 기술하는 물리이론으로 입자도 파동처럼 간섭(중첩) 현상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기초로 하고 있다. 고전물리의 경우 양자물리가 등장하기 전에 만들어진 물리이론으로 주로 거시세계의 현상을 설명하며 양자물리의 핵심인 간섭 현상을 고려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양자물리와 고전물리 사이의 영역은 양자물리와 고전물리를 단순히 조합해 설명할 수 있다고 알려져왔으며 수많은 물리학자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은 양자-고전 전이가 일어날 때 물질의 특성은 점점 약해지거나 강해지는 것(단조적)으로 변화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교수팀은 다중 입자의 경우, 양자 간섭이 일어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양자-고전 전이 역시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복잡한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이러한 가설을 전제로 연구팀이 다중입자(광자 4개)를 만든 후 양자간섭을 점차 약화시켜 양자-고전 전이가 일어나도록 조치하자 기존의 단조적 전이 현상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비단조적인 전이 현상'이 관측됐다.
 

▲다중입자를 생성하는 핵심실험장치(A)와 양자간섭계를 이용해
다중입자의 양자-고전 전이과정 실험 측정 개념도(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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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간섭(Quantum interference)'은 광자, 전자, 분자와 같은 입자가 마치 파동처럼 상쇄, 또는 보강 간섭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고전물리와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양자-고전 전이가 일어날 때 물질의 특성은 단조적으로만 변한다고 인식해 왔지만,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비단조적인(증가→감소→증가 등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 전이 현상은 양자물리와 고전물리의 단순한 조합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물리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입자계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물리영역을 발견함으로써 양자-고전 전이에 관한 기존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미래형 최첨단 컴퓨터인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호 교수는 "양자물리와 고전물리의 중간영역에는 단순히 양자물리와 고전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물리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양자얽힘 현상이나 상보성 원리 등 다입자에 관한 연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김 교수 외에 라영식, 임향택, 권오성 박사과정생 등이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최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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