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한웅·서울대 김진수 교수 개발
신약 개발·질병연구 새로운 가능성 열어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 기술로 생쥐 유전자의 단백질 생성기능을 없애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체 내 유전자의 기능 연구나 질환동물모델 개발을 촉진해 신약개발이나 질병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한웅 연세대 교수와 김진수 서울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로 생쥐의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단백질을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유전자가위(engineered nuclease)'는 특정 DNA 염기서열을 인식해 절단하는 인공 효소로,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 세포의 어떤 유전자라도 돌연변이를 교정하거나 특정 유전자의 단백질 생성기능을 없애는데(녹아웃. knock out) 사용된다. 유전자가위에는 징크핑거 뉴클레아제와 탈·이펙터 뉴클레아제(탈렌. TALEN)가 있는데 징크핑거와 탈·이펙터는 모두 특정 DNA 염기서열을 인식할 수 있는 인위적인 단백질로서 여기에 DNA를 자를 수 있는 효소(뉴클리아제)를 연결해 원하는 유전자를 마음대로 자를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기존의 녹아웃 기술로 단백질 생성기능을 없앤 생쥐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유전자변형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한다. 이후 유전자가 변형된 쥐들로부터 다시 교배되어 얻은 2세대로 유전자변형이 전달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등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쳐 대략 1~2년의 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연구팀의 유전자가위 기술은 줄기세포를 사용하지 않고 수정란에 직접 주입하기 때문에 6개월 이내에 녹아웃 생쥐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만을 인식할 수 있는 탈렌을 각각 제작한 후, 생쥐의 세포주와 수정란에 직접 주입했다. 이 결과 해당 유전자 부분에만 정상 쥐의 유전자와는 다른 변이가 발생했고, 변이된 유전자가 후손들에게 안정적으로 유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탈렌은 필요로하는 특정 유전자만 녹아웃된 동물모델을 만드는데 매우 효율적이고 유용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연구진은 입증했다.

이한웅 교수와 김진수 교수는 "앞으로 이 기술로 지금까지 제한된 녹아웃 생쥐 생산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의생명 분야의 연구를 가속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교정하거나 특정 유전자를 녹아웃하는 등 최근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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