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연구원 '수출시장분석보고서' 발표
디스플레이·섬유·철강 등에서 중국에 첫추월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 한 해 동안 26개나 감소했다. 이중 절반은 중국에 추월당했다. 또 석유화학·철강·섬유 부문에서는 중국이 처음으로 한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추격하는 개도국, 쫓기는 한국'이란 제목의 수출시장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1위 품목 수는 61개로 전년도의 72개에서 10개 감소한 61개로 나타났다. 16개 품목이 신규로 1위에 진입했지만 26개 품목에서 2위로 밀려나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1위 품목을 12개나 빼앗아 갔다. 세계 1위 품목의 수출액도 2010년 1256억 1000만 달러에서 2011년 1034억 3000만 달러로 17.7% 감소해 2007년 이후 4년 만에 증가율이 낮아졌다.

전체 61개 1위 제품 중 반도체·철강·선박·석유화학·자동차부품 등 45개 품목은 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섬유·세탁기·일반기계 등 8개 품목도 세계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중국 등 경쟁국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시장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상태로 불안한 1위를 기록 중이다. 석유화학·섬유군에서는 16개 품목이 새롭게 1위에 등극했지만 2위국과 점유율이 크게 차이가 없어 추격에 대비한 제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세계 1위였다가 정상에서 밀려난 26개 품목 중 절반 가까운 12개는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이어 미국, 독일, 스페인에 각각 3개 품목, 일본에 2개가 추월당했다. 품목별로는 액정디바이스·폴리에틸렌·스테인리스강·고무성형용틀·평판압연제품·석유아스팔트 제품·방전램프·합성필라멘트사 등 일부 IT와 석유화학, 철강 제품이 2위로 밀려났다.

특히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품목 수는 2009년 이후 매년 증가 추세다. 중국은 또 우리나라의 1위 품목 61개 가운데 13개 품목에서 2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했다. 한편 2011년 세계 수출 1위 품목 최다 보유국은 중국이며 독일, 미국, 이탈리아, 일본이 뒤를 이었다. 중국의 세계 1위 품목은 전년도보다 78개 증가한 1431개였다. 2위 독일(777개)과의 격차도 2010년보다 크게 늘렸다. 미국은 5년 연속 1위 품목이 감소해 2011년 589개를 기록했다. 일본 역시 22개가 감소했다. 또 디지털카메라, 승용차용 타이어, 귀금속 등에서 중국에 1위를 내줬다.

각국의 세계 1위 품목 보유수는 해당국의 수출 규모 순위와 비슷했다. 반면 한국은 세계 7위의 무역대국이지만 1위 품목 보유 순위는 15위로 밀려 있다.

강석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1위 품목 감소의 주원인이 중국"이라며 "중국의 추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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