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부품 대부분 자체 제작…기술력 향상된 듯
나로호와는 용도·설계방식 달라 단순비교 불가

북한이 지난해 12월 발사한 장거리로켓(미사일)의 핵심부품 대부분을 자체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미국 서부까지 날아가는 사정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엔진 계통의 터보 펌프와 가속 모터, 연소실, 보조 엔진, 연료통, 산화제통 등 핵심 부품 대다수는 북한이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도·압력 센서 등 일부 전자기기 센서와, 카메라 전선 등 부수 장치에 필요한 10여개 부품은 중국과 유럽 등 5개 국가에서 수입한 상용 제품이었다.

이 중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저촉되는 부품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 미사일은 발사 전 예측한 대로 27톤급의 노동미사일 엔진 4개와 3톤급 보조엔진 4개를 결합한 120톤급 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일의 방향을 바꾸는 기술은 보조엔진을 사용해 36도까지 제어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노즐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짐벌(Gimbal) 방식을 채용한 나로호와는 방식이 다른 셈이다. 엔진 노즐 주변에는 작은 도관을 모세혈관처럼 다수 배치하는 방식의 설계를 채택했다. 자연스럽게 냉각 효과를 거두면서 분사연료의 온도는 높일 수 있는 방식이란 것이 군 관계관의 설명이다.

산화제통과 연료통은 알루미늄 94%에 마그네슘 6%를 혼합한 합금(AlMg6)을 사용했다. 연료는 등유 계통으로 항공기에도 흔히 쓰이는 케로신에 일부 탄화수소계열 화합물이 첨가된 혼합물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화제는 적연질산을 사용한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케로신과 적연질산은 모두 상온 충전이 가능해 미사일 등 무기로 사용하는 데 적합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는 1·2단 분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장치도 확인됐다. 단 분리 방식은 기본적으로 '폭압형 외피 파단 방식(MDF)'을 사용했다. 소형 폭약으로 분리하는 장치의 일종이다. 여기에 추가해서 분리 후 2단은 속도를 높이고, 1단은 속도를 줄여 분리를 잘되게 하는 가속모터 6개와 제동모터 4개도 확인했다.  

나로호와의 성능 비교를 묻는 질문에 대해 군 관계관은 "나로호는 평화적 우주개발을 목표로하는 것이고, 은하3호는 미사일이라서 목적이 다르다"고 전제한 다음 "기본적으로 설계 방식이 달라 획일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북한 장거리로켓의 기술력이 실제 부품을 통해 정밀 분석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9일까지 29일간 진행된 분석 작업에는 미국 전문가를 포함한 52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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