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KINS·기상청 등 대덕 과학동네도 비상체제 돌입
"핵실험 여부 지진파로 5분·음파로 15분 이내에 판별 가능"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일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24시간 비상체제에 들어가는 등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각급 회의를 잇달아 공개하는 등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태다.

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유력한 곳으로 지목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서쪽 갱도 외에 남쪽 갱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해발 2205m의 만탑산 지하다.

갱도는 산 정상을 기준으로 지하로 최소 400m, 최고 1k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간 수평형이다. 1차 핵실험은 동쪽, 2차 핵실험은 서쪽에서 실시됐고, 재작년에 남쪽 갱도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역시 북한 핵실험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초읽기에 돌입하자 한·미 군당국과 기상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KINS, 한국전력연구원 등 민간 기구들은 보유 중인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3차 핵실험 실시 여부를 확인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각 기관에서 수집된 정보가 밖으로 공개가 되지 않는 만큼,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핵실험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 1차 핵실험을 처음으로 감지했던 지질자원연의 지진연구센터는 연구원 출입을 통제한 채 24시간 지진관측상황실을 가동 중이다.
 

▲지질자원연 연구원이 지진연구센터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상황실은 24시간 비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2013 HelloDD.com
핵실험은 인공지진파, 그리고 지상으로 퍼지는 공중음파로 감지된다. 또 대기 중에 미세하게 퍼지는 제논과 크립톤 등의 방사능 유출물을 수집해 판단하게 된다. 인공지진파는 5분, 음파는 15분이 지나면 핵실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지진파가 발생한 장소에서 공중음파가 함께 탐지되면 핵실험과 같은 인공지진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진파와 공중음파는 중국 쪽의 공동관측소와 DMZ 인근의 지진파-음파관측소, 세계 2위 수준의 원주 지진파관측소 등에서 잡아낸다.

원주 지진파관측소는 1960년대 말 냉전시대 미국이 구소련과 중국의 핵실험을 관측하기 위해 설치한 관측소로, 1996년부터 지질자원연에서 관리·운영해오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관측소다. 원주 지진파관측소 등 국내 171개 국내 지진관측소들도 핵실험 때 발생하는 지진파를 탐지하기 위해 일제히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이들 관측소에서는 수 분 안에 핵실험에 의한 인공 지진파를 탐지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2009년 2차 핵실험 당시 속초 관측소는 48초 만에 핵실험 지진파를 탐지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지질자원연은 국내외 지진관측소에 지진파가 도달하는 시간을 고려해 핵실험이 발생한 위치를 역으로 계산하게 된다.

이와 함께 지진파 규모를 종합한 뒤 지질학적 특성 등을 반영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지진파 규모 산출과 폭발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북핵 탐지장비(고정식 제논탐지장비, SAUNA). ⓒ2013 HelloDD.com
KINS는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유출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분석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국에 설치된 70곳의 유·무인 자동 측정망을 평소 5분에서 2분 간격으로 가동, 방사능에 포함된 핵종을 포집·채취해 정밀 분석작업을 진행한다.

채취된 방사능은 곧바로 KINS에 들여와 '제논탐지기' 등 각종 장비를 통해 방사선량을 측정,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유출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다만 방사능핵종을 이용한 탐지는 핵실험 장소에서 기류를 타고 대기 중으로 이동하는 시간에 따라 최소 2∼4일이 지나야 가능하다. 기상청 국가지진센터도 24시간 2인 상시 근무체제로 북한 지역 내 인공지진 징후 포착과 감시 등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 발생하는 지진파·공중음파를 감지해 관련 정보를 분석, 군 당국을 비롯한 관계기관에 제공하게 된다. 특히 지진파의 원인이 폭발인지, 지각의 움직임인지 여부와 진원지 파악을 중심으로 분석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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