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디지털 그래피티 캔버스 원천기술 개발
3차원 그림에 생명력 부여…체험형 콘텐츠 파급기대

TV모니터 속 하얀색 나비에다 호랑나비로 스프레이를 이용해 색칠한후 터치하면 모니터 속 나비가 날고, 나비가 날다가 안경을 낀 상태로 시선을 돌리면 모니터속에서 날던 나비가 모니터 밖으로 나와서도 날개된다.

3D 화면을 볼 수 있는 안경 디스플레이를 쓰면 특수 제작된 스프레이가 뿌려진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을 국내연구진이 개발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는 사용자가 바라보는 실세계 영상 위에 3D 그래픽 객체를 겹쳐 안경으로 보고 또 이를 디스플레이 밖의 가상 공간으로 끊김없이 이동시키는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ETRI가 구현에 성공한 안경 디스플레이(Eye Glasses Display)는 3D 화면을 볼 수 있는 편광필터 안경에다 LCD 디스플레이를 접목해 외부의 3D 화면도 감상하면서 부가적인 콘텐츠 정보를 안경속의 LCD를 통해서 동시에 볼 수 있는 광학 투과식(Optical See-through)이다. 따라서 양방향 3D 콘텐츠를 표현, 몰입형 체험이 가능하다.

아큐픽스와 공동개발한 이 안경 디스플레이는 영상 출력 용도로만 한정된 외산제품과는 달리, 주변의 다른 3D 디스플레이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어 디스플레이들 간의 자유로운 콘텐츠 이동도 가능하다. 무게도 100g으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해외 유사 기술 대비 동급 최고 수준인 SXGA(1280x1024)급 고해상도 입체 영상을 지원한다.

기존 평면에 낙서나 그림만 그리던 것이 아날로그적 환경이었다면 ETRI가 선보인 기술은 그리면서 체험하며 완성된 결과물을 움직이도록 하는 생명력까지 불어넣어 디지털화 시킨 것이다. 또 기존에 낙서를 하는 화면은 작은 크기의 물리적 공간만을 제공했다면 3D로 콘텐츠화 시켜 크기의 제한성을 없앴다. 물리적 디스플레이의 표현영역을 뛰어넘어 안경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콘텐츠를 가시화 했다. 이를 통해 내 주변에 나비가 날아다님으로써 콘텐츠가 있는 것처럼 구현했다.

앞으로 이 기술을 도입하면 기존의 정적이던 전시관이 체험위주의 살아있는 전시관으로 탈바꿈 할 전망이다. 또 유치원, 학교 등에서 생동감 있게 전달이 필요한 체험교육에 적용이 가능하리란 기대다. 연구진은 입체감 확장기술을 통해 모델링한 데이터와 이기종 디스플레이 상호 연동기술로 콘텐츠를 제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TRI는 앞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보다 실감나는 4D 콘텐츠 구현을 한다는 계획이다. 즉 기존 4D가 단순이 물, 바람, 향기 등의 물리적 효과와 3D화면만을 보여 줘 덜 실감났는데 향후에는 공룡이 눈앞에 왔을때 터치하면 공룡이 뒤로 물러나거나, 물방울이 내 눈앞으로 올 때 터치하면 물방울이 터질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

ETRI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콘텐츠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1년부터 4개년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실감 체험 공간 확장형 Live 4D 콘텐츠 플랫폼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서 이 기술을 개발했다.

ETRI 가상현실연구팀은 이번 과제를 통해 12편의 국제논문을 게재했다. 국내·외 특허 26건을 출원했으며 관련업체에 기술이전도 완료했다. 특히, 4월 개관을 앞둔 국립과천과학관 '스페이스 월드'관에 해당 기술을 적용, 우주체험 시스템이 관람객들에게 선 보일 예정이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테마파크 및 놀이시설 전시회(IAAPA)에 출품, 기술 및 성능 면에서 관련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길행 융복합콘텐츠연구부 부장은 "3D 기술 선도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앞 다투어 안경형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3D 콘텐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존의 '단순히 보고, 듣는' 콘텐츠 수준을 넘어 '만지고, 즐길 수 있는' 실감 체험이 가능한 신 개념의 4D 콘텐츠 관련 국내 원천 기술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이 기술의 직접적 적용 분야라고 할 수 있는 3D 체험형 콘텐츠 관련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오는 2017년 31억8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TRI는 특히 아시아 시장의 경우 매년 6.3%의 급속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 우위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TRI 연구원이 디지털 그래피스 캔버스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사진=ETRI 제공>ⓒ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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