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선도적 위치 확보위한 연구 필요

이달 25일이면 새정부가 출범한다. 더불어 현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던 해양수산부가 부활하고, 국가의 과학 분야를 총괄할 미래창조과학부도 신설될 예정이다. 기타 여러 부처도 거처 이전이나 새로운 장관이 취임하는 등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국정운영의 새로운 '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2013년은 해양 분야에 있어서도 특별하다. 1973년 KIST 부설 해양개발연구소로 시작한 우리나라 해양과학 연구의 역사가 꼭 4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해양개발연구소는 한국해양연구원(KORDI)으로, 지난해 7월 새롭게 출범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으로 확장·발전해 왔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의 해양과학은 이제 세계와 당당히 경쟁하며 정진하고 있다. 해양연구 40주년과 더불어 새정부의 출범과 해양수산부의 부활, 국내 해양과학 분야의 환경 변화에 따라 그동안 부족했던 연구와 새로운 변화에 맞춰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부분, 국외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선도적 지위 확보를 위해 필요한 부분을 감안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중요 연구 과제를 선정해 보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정책연구소를 중심으로 해양 분야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선정한 11개 연구 과제의 설명을 통해, 독자들이 향후 우리 해양과학이 나아갈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첫째는 '해양영토확보 및 관리' 이다. 현재 해양관할권을 둘러싸고 한반도 주변수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가간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이와 관련해 상시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독도, 동해지명, 이어도 문제, 한일 대륙붕공동개발구역의 활용방안 등 중장기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해양영토의 확보 및 관리를 위한 국가전략의 수립과 체계적인 정책집행도 동반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한·중·일 3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경계획정에 대비한 과학적 자료를 확보할 수 있으며, 실무적/국가적 차원의 대응 또한 가능해질 것이다.

둘째는 해저관측망, 종합해양과학기지, 해양위성 등 3차원 입체적, 실시간 감시·관측시스템과 예보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통합해양관측시스템 구축' 이다. 이를 통해 불법으로 침범하는 타국어선을 감시하는 등 체계적으로 해양영토를 관리하고, 해양 재해·재난 시 신속한 대응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연안재해 대응기술 개발' 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하고 있는 이상기후에 따른 태풍·쓰나미·이상파랑·연안침식 등의 연안 재해·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재해요인 관측·예측 융합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넷째로 드는 '지구기후변화 진단 및 예측'과도 불가분의 관계다. 이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와 장주기 기후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미래지구변화 예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는 '해양환경관리·보전기술' 이다. 지구 기후나 정책과는 별개로 우리나라 주변 해양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과제로서, 국내 해양의 오염원 관리 및 대응을 통해 청정한 해양환경을 조성하여 국민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함이다. 물론 우리나라 주변 해양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해양생물의 보호도 중요하다.

여섯째 '해양생태계 진단·관리 및 기능 복원기술 개발'을 통해 건강하고 다양한 고기능의 해양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는 '해양생물·유전자원 활용기술 개발' 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있는 해양생명공학산업을 '21세기 국가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생물자원과 더불어 해양의 양대 자원인 광물자원의 개발도 필수적이다.

우선 여덟째인 '해양광물자원 개발' 을 통해 무수한 광물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태평양 등 대양의 해양관할권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해외에 경제영토를 넓히는 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홉째는 '심해연구 및 첨단 장비․시설 구축'을 통해 본격적으로 광물자원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아직 미개척 분야인 심해를 탐사하기 위한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해양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연구이다. 심해에는 망간단괴, 해저열수광상 등 전략적 금속자원을 함유한 광물자원이 무수하게 매장되어 있고, 이의 선도적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는 '자원부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열째는 '해양에너지 및 해양플랜트 개발' 로, 우리 인간 생활과 아주 밀접한 에너지·공간과 같은 공학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우선 해양에너지 복합발전단지를 조성하고, 국가 에너지자원의 개발-이송-저장-공급을 위한 해양플랜트 등에 대한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열한째는, 미래 우리 삶의 서식처가 될 수도 있는 '해양공간 활용기술 개발'이다. 친환경 해상도시/공간디자인에 기반한 기술을 개발하고, 다목적 해저과학기지건설을 위한 기술 개발을 통하여, 이미 포화된 육지 공간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영토로써 해양을 활용하는 것이다.

앞에서 열거한 열한개의 연구 주제는 그 어느 하나 우리 국가와 국민에 직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 각각의 연구 주제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그 성패 여부에 따라 우리 국민의 삶의 질 역시 좌우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쪼록 40년의 연구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해양과학 강국으로서 세계 바다를 이끌어가는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새로운 정부와 부처의 탄생과 함께 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좋은 환경 여건이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김동성 박사  ⓒ2013 HelloDD.com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이학부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반연구본부장과 해양생태계연구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양과학분야에 있어서는 베테랑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자문위원과 해양과학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위한 분과위원, 해양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등을 수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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