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효철 교수 연구팀…신약개발·치료 등 적용 가능

국내연구진이 총알보다 훨씬 빠른 분자의 화학반응 매커니즘을 3차원 구조로 규명·제어하는데 성공했다.

IBS(기초과학연구원, 원장 오세정)는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 그룹리더팀 이효철 KAIST 화학과 교수와 정양욱 박사가 단백질 내 화학반응의 전이상태와 그 반응경로를 3차원 구조로 실시간 규명하고 제어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지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빛에 의해 일어나는 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왔다. 그러나 레이저 기술만으로는 분자의 움직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이에 이효철 그룹리더팀은 레이저 기술과 엑스선 회절법 기술을 결합한 시간분해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하면 빠른 분자의 움직임을 정확한 위치정보와 함께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 광이성질체화(photo-isomerization)라는 단백질 내 화학반응 중 전이상태와 그 반응 경로를 원자 수준의 3차원 구조로 밝혀냈다.

광이성질체화 반응은 눈의 망막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비슷한 반응으로 빛을 흡수한 특정분자의 구조가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전이상태는 1000조분의 1초(10-15초, 펨토초)의 아주 짧은 시간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를 3차원 구조로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룹리더팀은 단백질 내부에서는 전이상태 생성속도가 펨토초에서 100억분의 1초 (10-10초, 피코초)로 늦어져 비교적 안정화되는 점에 착안, 시간 분해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해 단백질 내부에서 전이상태를 관찰하고 규명했다.

연구진들은 이번 성과에 대해 전이상태를 조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화학반응 제어를 통한 신약 개발 및 의학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연구진들은 광이성질화 반응 경로가 단일경로였던 기존 연구결과와 다르게, 두 종류의 다른 반응 경로가 경쟁적으로 존재함을 최초로 확인했다.
 

▲광반응 황단백질의 광이성질체화 반응 중 구조변화를 개념적으로 표현한 그림. <그림= BIS제공> ⓒ2013 HelloDD.com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것과 비슷한 자전거페달(bicycle-pedal) 경로와 훌라 춤을 추는 모양과 유사한 훌라-트위스트(hula-twist) 경로 등 2가지를 발견한 것. 연구진들은 규명된 반응 경로를 바탕으로 돌연변이를 이용해 전이상태의 안정성을 변화시켜 반응 경로를 제어할 수 있었다.

이효철 그룹리더는 "앞으로 차세대 가속기인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이용하면 좀 더 빠른 시간대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전이상태 중의 구조 뿐 아니라 나아가 전이상태 이전의 구조도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